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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희곡에 나타난 기억의 의미와 극적 형상화 방식 연구 : A study on the meaning and dramatic representation of memory in Oh Tae-Seok's pl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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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박상은

Advisor
양승국
Major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2-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2012. 2. 양승국.
Abstract
본 연구는 오태석의 희곡에서 인물들의 기억이 극적으로 형상화되는 방식과 그 의미를 살핌으로써 그 극적 원리와 성취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오태석의 희곡은 지속적으로 공포스러운 과거의 상처가 현실에 틈입해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초기작 계열의 작품 뿐 아니라 상당한 변모를 거쳐 온 것으로 알려진 최근의 극작에 이르기까지 지속된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는 기법적이고 소재적인 측면에 기대어 오태석 희곡의 시기별 변모양상을 단절적으로 규정짓고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 오태석의 희곡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상실과 죽음의 모티프, 그리고 그의 극을 독해하는 중심적인 축으로 명명된 해원(解寃)과 화해의 원리는 비극적인 과거에 대한 등장인물의 인식이 어떠한 방식으로 해소되며 변화하는지의 문제와 관련된다. 따라서 오태석 희곡에서 인물들의 기억을 다루는 방식이 변화하는 양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다면 소통과 정체성에 관한 작가의 고민이 어떻게 변모하고 확장되어 가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오태석이 등장인물의 기억을 극적으로 형상화시키는 방식은 그가 천착한 문제의식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고는 오태석 희곡 전반에서 인물들의 기억이 무대화되는 방식과 주제 의식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그 시기별 변모 양상을 살피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점차 개인, 공동체, 역사의 문제로 오태석의 극작 의식이 변모, 발전해가는 심층적 과정을 추적하고 그 극적 성취를 밝힌다.
먼저 2장에서는 초기 희곡을 대상으로 오태석이 사실적 정보와 개인의 기억을 병치를 통해 관객들에게 현실의 원리를 벗어나는 인물의 주관성의 영역을 부각시켜, 소통불능의 비극성에 대한 인식을 무대화시키는 방식을 확인한다. 는 극의 초반 사실적인 것으로 상정된 드라마공간에 대한 정보가 인물들의 기억에 의해 점차 불확정적인 것으로 변해가는 플롯을 통해 관객들이 소통 단절에 의한 상실감을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에서 개인의 기억은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도깨비라는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제시되며 극 전반의 서스펜스를 이끈다. 에서 소통의 가능성을 상실한 여성 인물의 기억은 체험적 기억의 대사를 통해 전달된다. 이 세 작품에서 개인의 기억은 까페, 응접실과 같은 무대 공간을 중심으로 한 사실적 정보의 장치들과 대비되어 그 개별성이 더욱 강화된다. 이와 같이 개인과 개인 간의 소통의 문제에 천착하던 오태석은 과 에 이르러 개인과 집단 간의 소통의 문제로 그 시각을 옮겨간다. 그러나 이 두 작품 또한 고립된 개인 기억의 고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초기 희곡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은 기억을 지키고자 하는 임자의 욕망과 이를 억압하는 외부의 집단적인 힘을 스펙터클의 감각적 대비를 통해 드러낸다. 는 세조가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방식을 혼령의 형태로 등장하는 사육신과 청각적 스펙터클을 통해 제시한다. 오태석은 이러한 개인의 기억을 명료하고 균질한 신숙주와 정악의 소리와 대비시켜 그 소외의 고통을 전달한다. 두 작품에서 개인의 기억은 법, 통치 권력의 은유에 의해 강제적으로 고립되고 희생당하는 것으로 형상화되는 한편 집단 죽음에 대한 시대적 표상을 포함하기 때문에 관객에게 집단 정서를 환기시킨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여인의 소리를 통해 개인의 기억이 고립된 것을 상징하는 극의 귀결을 보인다는 것은 소통에 대한 초기작의 비극적인 문제 인식이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통극 양식의 수용과 관련한 이후의 극적 행보는 오태석이 이러한 초기 희곡의 비극적 인식을 극복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 3장에서는 이렇게 은폐된 기억의 문제를 통해 소통 불능의 비극성을 인식하고 관객들의 체험을 유도한 오태석이 중기 희곡에 이르러 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극형식을 전면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중기 희곡은 개인 기억과 공동 기억이 결속됨으로써 정서적인 회복을 성취하는 극 형식을 보여준다. 오태석은 기억 회복의 극 형식을 발견함으로써 관객들이 과거에 대한 정서적인 고통이 해소되는 극적 체험을 경험하도록 유도했다. 와 , 에서 오태석은 공동체의 감각을 환기시키는 연극 공간으로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마을이라는 무대 공간, 고풀이 등 제의적 공간과 도구, 어머니에 대한 정서적인 공감을 이끄는 극적 장치 등을 활용함으로써 이를 통해 관객에게 극 경험을 통한 정서적 해원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특히 세 작품에서 울음소리와 신체적 형벌을 비롯한 스펙터클은 아들에 대한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어머니의 정서에 대한 관객의 정서적인 공감을 유도한다.
고통스러운 과거의 사건에 대한 심리적인 회복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통과제의의 형식을 발견한 오태석은 작가의 자전적인 기억에서 결정적인 경계를 형성하며, 작품을 창작하는 결정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한 한국전쟁의 기억을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소환한다. 오태석은 마을 공간을 무대 배경으로 선택함으로써 한국전쟁에 의해 단절되고 손상된 공동체의 정서적 회복을 중점을 둔다. 와 는 시각적인 혼령의 형태를 통해 죽은 자들을 무대 위로 직접 소환함으로써 등장인물이 과거에 대해 대면하도록 하며, 이를 마을 일원의 생명이 보존되는 과정과 통합함으로써 전쟁 당시 친족의 죽음에 대한 추모를 통한 공동체와 개인의 회복을 암시한다. 오태석은 통과제의의 형식을 통해 관극 공동체로서 관객들이 기억의 단절과 손실을 극복해나가는 등장인물의 정서적 고통의 통과 제의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와 에서 마을의 장소들은 인물들에게 기억의 연상기호로 작용하며 관객과의 공동 기억을 형성한다. 오태석의 중기 희곡이 한국인의 근원적인 정서에 접근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등장인물의 정서적인 해원에 관객이 동참하도록 통과제의의 극 구조, 소리를 통한 정서적 감응, 장소 이미지의 급전 등의 극적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기 희곡에서 오태석은 마을 공동체와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의 존재를 통한 제의적 공간을 선택함으로써 과거에 대한 탐색과 발화를 통해 정서적인 소외와 불구를 벗어나는 치료적 과정을 성취한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오태석이 정서적인 해원을 목적으로 한 중기 희곡의 관점에서 벗어나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로 인한 인물들의 트라우마를 무대 위에 구현함으로써,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의 고발과 비판으로 문제의식을 확장하는 양상을 살필 것이다. 귀신에 대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역사의 문제를 이야기하겠다는 작가의 결심은 인물의 과거에 대한 정서적인 해원을 목적으로 한 중기 희곡의 관점에서 벗어난 현대사의 문제의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고발과 비판적인 고찰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대면하고 이를 통해 정서적인 해원에 도달했을지라도 분단은 해결되지 않은 현실이며, 통제적 통치 권력에 의한 현대사의 상처들은 존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태석은 국가․사회 차원에서 발생한 사건들로 인한 인물들의 트라우마를 무대 위에 구현함으로써 시간의 흐름과 공식 역사에 의해 부각되지 못한 대항기억들을 소환한다. 과 는 국가의 기억 통제에 대한 알레고리를 배치하고 이에 의해 고통 받는 개인의 현재를 제시함으로써 공식 역사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촉구한다. 과 은 각각 코소보 사건, 만파식적과 분단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인물의 병치를 통해 분단 상황에 대한 관객 집단의 문제인식을 촉구한다. 중기의 희곡에서 인물들의 정서적인 해원을 통해 관객들에게 한국전쟁에 대한 정서적인 동일시의 효과를 야기했던 오태석은 후기 희곡에 이르러 정서적인 해원이 아닌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이처럼 오태석의 희곡에서 등장인물의 기억을 극적으로 형상화하는 방식은 시기별로 오태석이 천착한 근원적 문제의식과 이를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을 보여준다. 오태석의 희곡에서 과거란 등장인물의 극적 현재의 정체성과 문제적 상황을 결정하는 근원적인 원인으로 무대화된다. 특히 각 시기별로 변주되는 기억의 극적 형상화의 방식은 오태석이 전대의 문제의식을 극복하며 어떻게 개인, 공동체, 역사의 문제로 그 시각을 확장시켜 나가는지를 설명해준다. 오태석은 주관성의 영역으로서 기억을 무대화시키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의 관점에서 의미화 시키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극적 체험을 시도했다. 이러한 해석 작업을 통해 40여년에 걸친 오태석의 연극 활동의 연극적 상상력과 한국적 심성의 실체를 밝히고 오태석을 한국 연극사에 있어서 기억의 극적 공간을 확장하는데 기여한 극작가로 명확히 위치 지을 수 있을 것이다.
Language
kor
URI
https://hdl.handle.net/10371/154642

http://dcollection.snu.ac.kr/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000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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