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의 현대화를 위한 아이덴티티 디자인 연구

Abstract

전통은 한 민족의 생활방식과 지혜가 오랜 시간과 역사의 흐름을 통해 변화되어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전해지는 것을 뜻한다. 전통은 한 민족이 살아왔던 환경을 바탕으로 이루어 졌기 때문에 그 민족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항시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맞게 변화하고 진화한다. 따라서 산업과 경제 발전에 의한 생활환경의 질적 향상과 일률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민족의 문화적, 역사적 개념을 핵심적으로 지니고 있는 전통은 다른 민족과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소재, 문화 산업으로 발전 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는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오랜 기간 방치되어 왔지만 88올림픽 이후 전통문화는 적극적으로 계발, 산업화되어 그 가치가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전통문화콘텐츠의 활성화를 위한 한(韓)스타일 육성종합계획을 세웠고 이 밖에도 신개념 전통한옥 호텔 라궁이나 삼청각 등, 한옥을 이용하여 새로운 공간과 상품을 창출한 예도 볼 수 있다. 또한 아름지기 재단과 같은 문화유산의 환경개선과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연구 및 교육 산업 재단도 속속히 출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통문화는 그 콘텐츠와 현대인들과의 괴리로 인해 아직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통은 고리타분한 옛 것 내지 복고적 형식을 지닌 오브제라고 여겨지며 그러한 복고적 형식이 한국의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복고적 형식이 지배적인 기존 한국의 이미지를 발전시켜 전통문화 콘텐츠를 활성화하고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파라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파라다임의 변화, 그리고 현대인과 전통간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전통의 현대화에 대한 정의를 세우고, 유물, 문화, 생활습관, 민족적 성향, 사상 등에서 비롯된 요소를 활용하여, 기존의 전통안에서는 그 사례가 미흡했던 문장체계(현대적 사고에서는 아이덴티티라 불리우는)를 제시하려고 한다. 본 연구에서는 전통문화 중 특히 물질문화와 정신문화에 크게 기여한 종가문화를 연구의 주 소재로 사용한다. 종가는 유학의 덕을 중심으로 의, 식, 주를 포함한 다양한 전통문화양식을 세우고 발전시켰으며 선비사상, 충효정신, 청백정신 등 여러 정신문화가 파생되었고 제례문화와 가족정신을 통해 식 문화와 건축문화를 비롯한 많은 유형문화가 발전되었다. 또한 종가는 한국 역사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농경사회에서 발전하고 번창했으며 종가로 인해 다른 많은 민속문화 또한 번창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환경이 점차 변해감에 따라 농촌이 도시가 되면서, 종가문화는 사라져가고 있으며, 남아있는 종가도 사회에서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한때 사회 지도층으로서 덕을 퍼트리던 종가는, 이제 문화와 역사를 나누는 단체가 되어가고 있으며, 그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대중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각적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종가 중에서도 2011년 문화대사로서 새롭게 명품한옥사업 시범가옥으로 선정된 종가인 풍산류씨 화경당을 본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화경당은 경상북도 안동 하회마을에 위치한 종가로서 고택체험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본 연구는 화경당을 시나리오로 하여 비주얼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례 디자인을 진행하고자 한다. 연구과정은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과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통의 현대화 사례를 분석하여 전통의 현대화에 대한 정의를 내린 후 종가의 전반적인 내역에 대한 연구한다. 또한 화경당을 방문하여 직접 체험하고 종손과 투숙객의 인터뷰를 실시하여, 화경당의 유물과 정신사상, 역사, 느낌, 체험담을 추출하여 분석하고 각 요소의 특성 연구를 통해 디자인적으로 적용 할 수 있는 부분을 도출하여 시각화 한다. 그 과정에서 해외 종가와 문장의 사례조사를 실시하여 조형적 측면에 추상적인 정신문화가 Visual Language가 융합되는 체계를 관찰하고 화경당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