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 경관의 상업화

Abstract

본 연구는 경관 상업화를 추상적인 현상으로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인천 차이나타운 사례를 통해 관련 주체의 역할과 관점에서 경관의 상업화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에 인천 차이나타운 경관의 생산주체인 인천시 중구청, 문화소유주체인 화교, 경관의 소비주체인 관광객에 주목하여 경관의 상업화 현상을 검토하고 그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천시 중구청은 차이나타운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화교들에 의해 문화화된 경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기보다 관주도로 상업화된 경관을 새롭게 생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첫째는 성과주의 예산 편성으로 인한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 관행 때문이며, 둘째는 화교와의 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 발생하는 추진력 문제, 셋째는 차이나타운 경관의 변형이나 개발에 대해 화교들이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인천 차이나타운은 화교의 문화화된 경관보다는 정부 주도의 상업화된 경관이 더욱 두드러지게 개발되고 있다. 둘째, 인천 차이나타운의 경우, 중구청의 경관 변형이나 재현에 대해 화교들이 반대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 본 연구는 그 원인을 문화적 요인과 경제적 요인에서 찾아보았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화교들의 세대가 교체되면서 한국화와 현대화로 전통문화가 쇠퇴되고 있으며, 화교들의 중국적 정체성 또한 약화되고 있다. 그리고 인천 화교 대부분이 차이나타운에서 음식점이나 기념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어 차이나타운의 상업화된 경관이 화교의 '수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화교에 의해 문화화된 경관을 변형시키거나 개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천 차이나타운은 화교들의 문화적 특징이 약화되고 있지만 경제적 목적으로 인해 경관의 중국적인 특징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경관소비주체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경관 평가를 시행하여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차이나타운의 경관 상업화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진단해보았다. 경관 평가를 실시한 결과, 관광객이 차이나타운에서 문화화된 경관을 보길 기대하고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은 화교들의 집단 거주지로서의 경관을 보길 기대하나 실제 차이나타운은 상업지로서의 경관이 두드러져 관광객에게 실망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에 의해 개발된 경관보다 화교에 의해 형성된 경관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관광적 매력도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관광에 의해 경관 생산에 자본의 논리가 침투함에 따라, 경관이 지역 문화나 인간의 삶의 양식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보다 자본획득 목적을 가지고 관광객의 시선을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생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 화교 또한 경관을 이윤 창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약화되고 있는 화교의 고유문화와 정체성과 관계없이, 차이나타운의 경관은 더욱 중국다운 요소가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경관의 소비주체인 관광객은 차이나타운에서 문화화된 경관을 볼 수 없는 것에 대해 불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천 차이나타운을 다른 지역의 차이나타운과 차별화하고, 관광객의 관광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 이상 물리적 환경 정비, 조형물 설치, 관광시설 조성 등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언어, 예술, 종교 등의 다양한 중국 콘텐츠들이 역사적으로 계승되고 재생산될 수 있도록 하여 인천 차이나타운이 보다 생동감 있고 내실 있게 특화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