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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 소설에 나타난 사회적 실천과 인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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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김동수
Advisor
최권행
Major
불어불문학과
Issue Date
2012-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Abstract
우리는 이 연구에서 발자크의 세 소설들, 즉 『시골의사』, 『마을의 사제』, 『현대사의 이면』이 가진 미학적이고 주제적인 특징들을 재검토하고자 하였다. 세 작품은 모두 긍정적인 주인공들의 사회적인 선행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화적인 담론들을 대거 등장시키기 때문에 일종의 ‘테제소설’로 읽힐 소지가 다분히 있다. 특히 농촌 공동체의 변모를 그리고 있으며 사회정치적인 담론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두 농촌소설의 경우, 그 사회경제적이거나 정치적인 전언의 내용을 중심으로 작품을 이해하는 경향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한편으로 두 농촌소설을 종교적인 색채가 훨씬 농후한 『현대사의 이면』과의 연관 속에서 이해함으로써,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인공들의 활동이나 담론들과 다른 층위에서 존재하는 듯이 보이는 주인공들의 내면의 역사에 주목함으로써, 환원론적인 독법에 반대하여 작품의 복합성에 주목할 것을 요구하였다.
우선 이 작품들은 양식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일견 테제소설로 해석될 여지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개진되는 교화적인 담론들, 그런가 하면 이견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일방적인 발화, 그리고 주인공들이 거두는 기적 같은 성공과 그에 이르는 과정의 비현실성이 그것이다. 하지만 작품에는 테제소설로 환원되기 힘든 요소들이 존재한다. 교화적인 담론들은 작품 속의 이야기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생경한 느낌을 주며, 부분적이지만 주인공들의 담론에 저항하는 듯이 보이는 이견들과 에피소드들이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발자크의 주인공은 농촌과 농민들에 대한 환상 없는 이해를 강조하며, 실제로 주인공들이 성공에 이르는 과정은 무로부터의 창조가 아니라 마을의 잠재력을 살리는 과정이었음이 드러난다. 많은 비평가들은 이러한 이질적인 요소들을 작가의 이데올로기적인 의도를 넘어서는 리얼리즘적인 텍스트의 문제로 해석하곤 했다. 하지만 우리는 테제소설과 리얼리즘을 넘어서는 독특한 미학적 차원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론적 담론들의 경우에도 이 작품들이 특정한 담론의 올바름을 입증하기 위해서 구성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소설의 발생사를 살펴보면 이론적 담론들은 작품을 구상하는 초반에 존재했다기보다는 이후 개정과정에서 도입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내용적으로 보아도 정치, 경제, 도덕과 종교에 관한 발자크의 입장들은 단순하지 않으며 상당한 복합성과 모호성을 지니고 있다.
발자크의 이론적 담론들 자체가 복합성과 모호성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품의 구도 또한 낭만주의적 환멸과 헌신적인 사회적 실천이라는 모순과 긴장 속에서 구성되어 있다. 이때 종교는 주인공들이 낭만적인 환멸을 넘어 사회를 위한 헌신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핵심적인 윤리적 계기로 등장한다. 하지만 가톨릭 종교에 대한 명시적인 옹호들에도 불구하고 종교에 대한 발자크의 태도는 정통 가톨릭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발자크 자신의 신비주의 철학과 결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발자크의 스베덴보리주의를 요약하고 있는 두 철학소설인 『루이 랑베르』와 『세라피타』를 검토함으로써, 발자크의 신비주의적 사유의 진화과정이 세 작품의 진화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우리가 보기에 발자크의 세 작품이 지닌 복합성의 핵심에는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사회적인 관심과 은밀하게 존재하는 신비주의적 사유의 길항작용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경우 세 작품은 발자크의 근원적인 관심사인 사회의 개선과 인간의 진보 혹은 정신적 고양이라는 주제의 결합을 탐색하는 독특한 위상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발자크의 대부분의 소설들에서 사회문제들에 대한 관심사와 인간의 정신적인 고양은 서로 대립하는 경향을 가진다. 그에 반해 이 작품들에서 두 관심사는 서로 일치하는데, 이는 ≪인간극≫에서 이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격렬한 사회적 드라마에서 벗어나 휴식하는 공간으로 설정된 농촌에서 인간의 정신적 고양과 사회 개선의 원리를 통찰하고 실천하는 새로운 인간형이 등장하는 것이다.
주제의 복합성에 대응하는 것이 문체의 복합성이다. 발자크는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비난들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들의 가치에 대한 자부심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이는 단지 이 작품들의 내용적 전언만이 아니라 그 미학적 성취와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발자크는 선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들이 통상적인 의미에서 ‘소설적’인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시적 정취를 가지고 있다고 파악한 것 같다. 발자크가 생각한 시적인 성격의 정체는 분명치 않지만, 우리는 세 작품에 존재하는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조응과 교감이 작품의 의미 형성에 기여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현실주의적인 사회 개선의 의지와 인간의 정신적 고양과 관련된 초월적인 지향을 나름의 시적인 정취 속에서 종합하려는 작가의 야심에도 불구하고 세 작품은 주제적인 차원에서도 문체적인 차원에서 부조화와 괴리를 면치 못한다. 종교와 정치는 서로 배리되는 경향을 보이고, 둔중한 이론적 담론과 서정적이고 상징적인 묘사는 서로 겉돈다. 발자크는 이러한 부조화와 간극에 크게 주목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이러한 발자크의 ‘맹목’의 원인을 추론해 보려 했다. 우리의 판단으로 그것은 작가의 마기교적인 신비주의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초월적인 지향성과 현세적인 권력의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마기교적인 신비주의는 ‘천재’에 대한 발자크의 이론, 나아가 그의 예술가적인 자의식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문제는 발자크가 이 마기교적인 신비주의를 기독교적인 신비주의와 일치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소설 창작의 초기와 중기, 후기에 속하는 세 작품을 통해 발자크는 마기교적인 신비주의에서 기독교적인 신비주의로 나아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세 작품 간의 관계가 일직선적인 진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세 작품은 사회와 인간의 운명을 종합적으로 사고하려 했던 발자크의 반복된 시도들의 성취와 한계들을 동시에 보여 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발자크가 제시한 해답들에 만족하는 대신, 작품의 모순과 긴장을 발전시킴으로써 발자크의 문제의식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Language
kor
URI
http://hdl.handle.net/10371/156359

http://dcollection.snu.ac.kr:80/jsp/common/DcLoOrgPer.jsp?sItemId=00000000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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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French Language and Literature (불어불문학과)Theses (Ph.D. / Sc.D._불어불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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