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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How to Read the Veritable Records of the Joseon Dynasty : In Consideration of Its Normative Ideal
『실록』의 규범적 이상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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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송지혜

Advisor
김영민
Issue Date
2019-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조선왕조실록국사직필직서실록신사사필국시
Description
학위논문(석사)--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정치학전공),2019. 8. 김영민.
Abstract
The reliability of the Veritable Records of the Joseon Dynasty(朝鮮王祖實錄) has been controversial. While some accounts propose that the Records deliver a reliable description of the Joseon's reality, others raise doubt as to whether the Records are tainted with opinions and political interests of Joseon's political actors. However, both approaches to the Records fail to consider how the Joseon people perceived the Records, what they expected from the Records, and how they attempted to write the Records. Consequently, those approaches leave considerable information the Records hold unexamined and not fully savored. To elaborate, such approaches show limited understanding of the political characteristics of the Records and fail to capture some critical layers of meaning the Records have.
This paper attempts to understand the Records as the Joseon people perceived it. To do so, this paper reconstruct their normative ideal of the Records by establishing what they meant by "實錄," "信史," and "直筆." By investigating and interpreting numerous sentences in the Records and its references, this paper will show that their normative ideal of the Records was to write the most right judgment of the reality, with evidence which they consider to be reliable, appealing to the authority of the imagined descendents in the process. With such reconstruction of their normative ideal of the Records, this paper will reveal two critical political characteristics of the Records. First, writing the Records was one of the authoritative mechanisms to decide the political rights and wrongs. This character will be elaborated in detail by comparing it to another such mechanism, 國是. Second, writing the Records and appealing to it helped the Joseon people to imagine their political entity in which they belong and which prolongs beyond each king's reign. Eventually, this paper will maintain that considering the Joseon people's normative ideal of the Records and its distinctive political characteristics enable the researchers to understand the Records as the Joseon political actors' public consensus. By reading the Records as their public consensus, we will be able to read their shared ideas of critical political events, which the prevent approaches have failed to capture.
『조선왕조실록』(이하 『실록』)상의 기록을 독해하는 방식에 대해 학계 내의 입장은 양분되어 왔다. 논란의 핵심은 『실록』상 기록의 신뢰도에 있는데, 일군의 연구자들은 『실록』상의 기록이 당대의 현실을 정확하게 전달해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당대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하에 서술된다는 점에서 『실록』상의 기록은 당대의 현실을 정확하게 전달해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쟁점은 다수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혔던 사건에 대한 기록을 독해하거나 당대에 논쟁적이었던 인물에 대한 기록을 독해할 때에 특히 두드러진다. 그런데 상기의 접근법들은 『실록』에 대한 당대인들의 인식을 고려하는 데에 실패함으로써 『실록』의 의미와 『실록』상 기록의 의미의 많은 부분을 해석의 사각지대에 방치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당대인들에게 『실록』이라는 존재가 가졌던 정치적 성격과 기능들을 이해하는 데에 한계를 보이며, 그 결과 『실록』상에 기록된 내용만이 가질 수 있는 의미의 결을 포착하는 데에 한계를 보인다.
이에 본 연구는 『실록』을 보다 풍요롭게 읽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록』을 당대인들의 시선대로 이해하기를 시도한다. 당대인들에게 『실록』이라는 존재가 가졌던 의미와 『실록』상의 기록의 의미에 대해 기존의 접근법 하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였던 지점들을 독해하기 위해, 필자는 당대인들이 상상했던 『실록』의 이상적인 모습과 그러한 이상이 『실록』 쓰기에 부여했던 규범들을 추적하여, 그들이 『실록』을 어떻게 인식했고, 『실록』에 무엇을 기대했으며, 『실록』을 어떻게 쓰려고 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하여 『실록』이 당대에 가졌던 정치적 성격을 상세하게 규명하고, 『실록』에 실린 내용만이 가지는 의미의 결을 독해할 수 있는 접근법을 제안한다.
우선 본고에서는 『실록』에 대한 당대인들의 규범적 이상을 밝혔다. 직필, 실록, 신사로 당대인들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살펴봄으로써 상상된 후대의 권위에 호소하며, 사태에 대한 가장 옳은 판단을, 근거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기록하는 것이 조선인들의 『실록』 쓰기의 이상적인 목표였다는 점을 보였다. 또한 사관들은 보고 들은 바를 따라 혹은 자신의 마음을 따라 사태를 올바르게 서술해야 한다는 직필의 규범과 감각 가능한 현상이든 풍문, 공론 등의 발화이든 당대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근거에 기초해서 서술해야 한다는 실록의 규범에 동시에 부응하기를 요구받았음을 밝혔다.
다음으로, 당대인들이 이러한 규범적 이상과 그것이 요청하는 세부 규범들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실록』의 두 가지 정치적 성격에 대해서 검토하였다. 첫째, 『실록』 쓰기가 직필과 실록의 이상과 규범에 기대어 당대 관료들의 시선에서 사태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기제로 기능했음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실록』의 성격을 국시(國是)의 개념과 비교하였다. 둘째, 신사로서의 『실록』이 상상된 후대의 권위에 호소하여 자신의 위상을 확보하였기에, 『실록』을 쓰고 『실록』을 상고하는 일련의 행위는 조선의 정치행위자들이 자신들이 속한 정체(政體)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하였음을 밝혔다.
최종적으로, 이상의 내용들을 고려하여 『실록』을 당대인들의 공적 합의로 읽을 것을 제안하고 해당 제안의 타당성과 유용성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이러한 대안적 접근은 『실록』으로부터 정치적 사태들에 대한 당대인들의 공유된, 공적인 인식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였으며, 그러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갔는지 추적하는 방식이 『실록』에 대한 대안적 연구법이라는 점도 제안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직필, 실록, 신사 등의 당대인들의 개념을 당대인들의 맥락에서 이해하기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사상사·개념사 연구로서의 의의를 가진다. 객관과 주관의 이분법을 적용하지 않고 각 개념에 대한 당대인들의 인식을 규명한 것은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 둘째, 『실록』의 정치적 성격을 보다 심층적으로 규명하였다는 의의를 가진다. 『실록』의 정치성은 기록이 당대 정치행위자들의 주관의 반영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나지만, 그것이 그러한 주관들의 경합의 최종 결과라는 측면을 고려해야 비로소 당대의 『실록』의 위상이나 권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 사태의 옳음을 정하는 기제로서의 『실록』의 기능과 개별 군주를 넘어서 지속하는 정체에 대한 구체적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실록』의 기능에 주목한 것은 의의가 있다. 셋째, 『실록』이 조선의 정치사상사 연구의 사료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의의를 가진다. 『실록』을 당대인들의 공적 합의로 독해하여 『실록』상의 기록이 당대의 정당한 기제를 거쳐 사실이라고 결정된 내용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실록』에서 정치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당대인들의 공적인 인식을 읽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실록』상의 기록에서 정치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사실을 읽어낼 수는 없지만, 그에 대해 당대의 사람들이 어떤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는지를 읽어낼 수 있다. 이는 『실록』이 조선의 정치사상사 연구의 사료로서도 적합하다는 점을, 어쩌면 그렇게 활용될 때에야 비로소 조선의 정치에 대해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Language
kor
URI
https://hdl.handle.net/10371/161456

http://dcollection.snu.ac.kr/common/orgView/000000157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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