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청원 결과에 대한 영향요인 연구

Abstract

전자청원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객관적으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하여 국민들이 지닌 생각, 즉 여론 내지는 공론 혹은 공중의제에 대한 관찰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관찰된 공중의제의 경우에도 대부분은 시위 등 어떠한 이슈에 대한 직간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의 행동을 통한 의견 표출이 이뤄진 경우 혹은 설문조사로 확보된 소수 표본의 의견 등으로만 관측될 수 있었으며, 또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어떠한 이슈가 발생한 후 한참 뒤에 이러한 이슈에 대한 공중의제의 관측이 이루어지며, 이러한 관측의 결과가 대중에게 전달되기까지는 다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기에 적시성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전자청원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청원인이 어떠한 이슈에 대한 청원을 등록할 수 있으며, 어느 국민에게나 공개되어 누구나 이에 대한 동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민의 주요 관심사나 어떠한 이슈에 대한 입장을 '동의 수' 혹은 '서명 수'라는 요소를 통해 계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동의 수가 많은 청원은 상대적으로 국민의 생각, 즉, 공중의제를 대변하는 청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를 정부가 직접 관리하면서 특정 수 이상의 서명을 확보한 청원은 청와대에서 직접 답변하는 방식으로 그저 국민의 공중의제를 제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를 정부가 한층 더 살펴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해당 이슈에 관련한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형성 측면에서의 의의가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편리하게 의견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의 운영에 있어서 국민들이 어느 이슈에 대해 강한 공감과 동의를 보인다면, 이는 어떤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일까? 기존 정책의제설정 과정에서처럼 이슈 자체의 특성이나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혹은 해당 플랫폼이 운영되는 온라인 환경이라는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인가? 본 연구는 이렇게 대중의 의견을 모으고 공중의제를 형성하여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가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인 국민청원 플랫폼 내에서 형성되는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여러 사회적 이슈가 공중의제가 되기까지 기존의 정책의제설정 이론에서 다뤄진 요인들과 새로운 온라인 환경이라는 요인들 중 어떠한 요인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정책의제설정이론과 의제설정기능 이론에서 논의된 요인들, 그리고 Margett(2015)의 선행연구에서 활용되었던 요인들을 독립변수로 설정하여 분석한다. 분석을 위해 국민청원 플랫폼에서 각 청원들의 정보들을 수집하여 활용하고자 하였다. 정책의제설정 이론을 통해 각 청원이 담고 있는 이슈 자체의 특성과 해당 내용상 해당 이슈를 전달하는 방법에 주안점을 두는 변수들을 선별하였고, 의제설정기능 이론을 통해서는 각 이슈가 전파되는 온라인 매체의 요인을 선별하였으며, 이는 국민청원 플랫폼 자체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의 특성과 함께 온라인 환경이라는 요인으로 분류하여 본 분석에서 활용하고자 하였다. 또한, 변수 설정 과정에서 영국과 미국의 전자청원 플랫폼에 대해서 연구 및 분석을 실시한 Margett(2015)의 선행 연구를 참조하였으며, 각 청원의 서명 획득 양상을 알아보는 분석에도 해당 연구를 참조하였다. 해당 연구는 2018년 12월 31일부터 수집을 시작하여, 2019년 2월 28까지 종료된 청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서 연구 분석 단위는 각 청원이 되며, 연구 기간은 데이터 수집 기간과 동일한 2018년 12월 31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가 된다. 연구 분석에는 이상값(Outlier)의 영향을 덜받는 로버스트 방식을 적용한 다중회귀모형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종속변수는 각 청원이 획득한 최종 서명 수이다. 본 연구의 주된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부 청원 목적은 각 청원의 최종 서명 획득 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청원인이 자신을 소개할 경우 각 청원의 최종 서명 획득 수에 정(+)의 영향을 준다. 셋째, 첨부 URL 종류에 따라 각 청원의 최종 서명 획득 수가 다르다. 특히, 이 중 소셜미디어 관련 첨부 URL을 활용할 경우, 첨부 URL을 활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많은 서명 획득 정도를 보이는 반면, 언론 관련 첨부 URL을 활용할 경우에는 유의미한 관계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셋째, 각 청원이 등록된 날 함께 등록된 청원들의 수는 최종 서명 획득 수에 부(-)의 영향을 준다. 넷째, 트위터에서의 포스팅 수가 최종 서명 획득 수에 정(+)의 영향을 주는 반면, 온라인 뉴스 기사 수는 최종 서명 획득 수에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내지 못하였다. 다섯째, 각 청원이 첫 날 획득하는 서명 비율은 최종 서명 획득 수에 정(+)의 영향을 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본 연구는 국민청원 플랫폼이 가진 온라인 환경 요인 뿐만 아니라, 정책의제설정 이론에서 다룬 요인들과 의제설정기능 이론에서 다룬 요인들 각각 어떠한 영향을 지니는가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는 기존 Margett(2015)의 연구가 온라인상의 전파 활동과 전자청원 플랫폼의 디자인에 의한 요인을 중심으로 살펴본데 반해, 본 연구에서는 해당 요인들과 더불어 정책의제설정 및 의제설정기능 이론 측면에서의 요인들을 고려하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성을 가지며, 이를 통해 각 이슈가 전자청원 플랫폼을 통해 공중의제에 도달하는데 기존 정책의제설정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혹은 온라인 환경의 영향을 받는지 좀 더 다각적인 시각으로 분석하였다는 데에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