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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as Mise-en-Scène : Derrida, Signification, and the Work of Art
미장센으로서의 글쓰기: 데리다, 의미작용, 그리고 예술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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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민경
Advisor
Peter W. Milne
Issue Date
2020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Description
학위논문(석사)--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미학과,2020. 2. Peter W. Milne.
Abstract
의미는 어떻게 가능한가? 본고는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가 미장센(mise-en-scène)이라 부르는 것을 의미의 가능 조건으로서 규명하고자 한다. 미장센으로서의 의미 작용은 본래부터 어딘가에 있는 의미를 표현 또는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꾸며내고 생성한다. 나아가 본고는 의미의 생성으로서의 의미 작용을 예술 작품과 그에 대한 글쓰기의 측면에 집중해 고찰한다. 이로써 본고는 예술 작품에 대한 글쓰기가 작품의 의미를 다양한 방식으로 부단히 생산해 낼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본고는 이와 같은 주장의 단초를 데리다의 텍스트 「프로이트와 글쓰기 무대」로부터 발견한다. 해당 텍스트에서 데리다는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텍스트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프로이트가 독일어로 Darstellung이라 적는 것을 무언가를 무대에 올리고 연출한다는 뜻의 프랑스어 mise-en-scène으로 옮긴다. 이러한 번역은 Darstellung을 représentation 또는 representation이라 옮기는 프랑스어 또는 영어 프로이트 전집의 번역을 의도적으로 비껴가는 것이다. représentation이나 representation은 모두 한국어로는 재현이라 번역되는 것으로서, 현전(present)하는 무언가를 표상 또는 대리한다는 함축을 갖는다. 반면 mise-en-scène은 연극이나 영화와 같은 공연 예술의 분야에서의 시청각적 연출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스크립트 등에 미리서부터 주어지지 않은 무언가를 꾸며내고 만들어낸다는 함축을 가진다.
통상적이지도 않고 개념적으로도 이질적인 번역어를 채택하면서 데리다는 그 이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본고는 데리다가 재현이라는 번역어를 미장센으로 대체함으로써 의미가 어딘가에 본래부터 현전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념을 문제 삼으면서 의미란 생산되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고 본다. 본고는 미장센으로서의 의미작용을 1장에서는 기호학 및 언어학적 측면에서, 2장에서는 심리학적 측면에서, 그리고 3장에서는 예술 작품과 그에 대한 담론의 측면에서 고찰한다.
먼저 언어학적 측면에서 우리는 의미 있는 내용을 먼저 마음 속에 가지고 있어서 이를 말이나 글로 표현한다고 여긴다. 데리다에 따르면 이러한 일견 상식적인 견해는 정신-말-글을 위계화하는 형이상학적인 사유의 틀에 근거한다. 현전의 관념을 특권화 해온 서구 사유의 전통에 따르면 의미 그 자체는 먼저 정신에 직접적으로 현전하고 말이나 글과 같은 기호(sign)로 표현된다. 이때 말이 의미 그 자체를 가리키는 일차적인 기호라면 글은 그러한 말을 받아 적는 기호로서, 의미 그 자체가 아니라 말이라는 또 다른 기호를 가리키는 기호의 기호이며 따라서 이차적이고 파생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그런데 데리다에 따르면 의미 그 자체의 순수한 현전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의 재현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모든 기호는 의미 그 자체를 지시함으로써가 아니라 또 다른 기호와의 관계 속에서만 작동하며 그런 한에서 기호 일반은 기호의 기호다.
이는 정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현전중심주의적 전통에 따르면 외적, 혹은 내적 현실은 지각 당시에 직접적으로 정신에 현전한다. 그리고 지각된 바는 이후 기억으로 바래져가거나 고차원적 사고로 발전해 나간다. 그런데 데리다가 보기에 지각이나 사고는 모두 현전이 아니라 분화와 지연을 그 가능 조건으로 가진다. 이러한 주장은 그의 프로이트 독해로부터 연유한다. 프로이트는 정신을 분화된 체계들로 이루어진 기계와 같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데리다에 따르면 그러한 기계로서의 정신은 기호를, 그것도 일종의 문자 기호를 생산해낸다. 나아가 우리는 원초적 장면(primal scene)에 대한 프로이트 분석에서 데리다가 사용하는미장센이라는 번역어의 출처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데리다가 보기에 정신이 경험하는 바 일반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후, 또는 이전에 발생한 다른 사건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그 점에서 정신적 경험은 역시 기호의 기호다. 이때 사건들 간의 상관관계는 상호적이어서, 프로이트가 원초적 장면이라고 이름 붙인 사건은 이후에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에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그 자체 이후의 사건들의 영향을 받아 오직 사후적으로만 결정적 장면으로서 재구성된다. 이로부터 우리는 사건의 이해에 있어서 실로 원초적인 것은 단일한 장면이 아니라 하나의 장면을 다른 사건들과 관계시키는 연출, 그러니까 미장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미가 단순히 현전하거나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져 나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미장센은 언제나 무대 뒤 편에서 진행중에 있다. 우리는 이러한 미장센을 그 가능조건으로 잘 드러내는 사례를 데리다가 출연한 영화 , 그리고 그가 감독 사파 파티(Safaa Fathy)와 함께 해당 영화에 대해 쓴 텍스트 『Tourner les Mots (Turning the Words)』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예술 작품과 그에 대한 글 각각을 기존의 관념이나 현실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의미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먼저 는 데리다에 관한 영화인데, 실존 인물에 대한 영화인만큼 더더욱 데리다의 삶이나 그의 철학과 같이 이미 존재하는 무언가에 대한 재현일 것이라는 기대 또는 요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영화 속 데리다의 이미지들은 데리다 그 자체로 수렴하지 않는, 데리다에 대한 기호의 기호들에 불과하다. 이 점에서 영화의 미장센은 완결되지 않은 듯 보인다. 『Tourner les Mots』는 이러한 미완의 미장센을 이어나간다. 그렇다고 해서 『Tourner les Mots』에서 데리다나 감독이 마침내 데리다 그 자체나 영화의 의미 그 자체를 드러내 주는 것도 아니다. 해당 텍스트에서 데리다는 완결되지 않은 영화의 미장센을 계속해 나가려는 듯, 영화 속 장면들을 이리저리 배열해 이어 붙인다. 그런데 이러한 미장센을 통해 영화 속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던 장면들은 사후적으로 마치 결정적 의미를 담고있는 장면인 것처럼 연출된다.
미장센은 특정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 연극, 회화, 문학 등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예술작품, 그리고 그에 대한 글쓰기, 가령 예술사, 예술 이론, 비평 등에서 언제나 진행중이다. 이때 미장센을 그 의미작용의 조건으로 인지하는 글쓰기는 작품을 작가의 의도, 시대 배경, 이론과 같은 소위 단일하고 본래적인 의미에 귀속시키기보다 작품 내에서 주변적인 것처럼 보이는 요소들을 전경에 배치해 보는가 하면 작품을 생각지도 못한 맥락 속에 위치시켜 봄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끊임없이 작품의 생산해 나가는, 끝나지 않는 과정으로서의 글쓰기가 될 것이다.
How does meaning come into being? Before answering, this question might appear questionable, especially if one conceives of meaning as something that is, rather than something that comes into being. This thesis seeks to elucidate what Derrida calls mise-en-scène as the condition of signification and to maintain the argument that meaning is fabricated and generated, rather than simply revealed and communicated the way it is. In particular, we investigate signification as mise-en-scène with regard to the realm of art and to writings on art. By doing so, we aim to say that any attempt to write on a work of art does not simply reveal the presupposed meaning of the work but continues to contribute to the generation of new meaning.
We find the clue of such a claim in Derridas invocation of the term mise-en-scène in his text Freud and the Scene of Writing. In that text, Derrida translates Freuds German terminology of Darstellung into the French translation of mise-en-scène, instead of the more conventional translation of représentation or its English translation, representation. While re-presentation implies a reinstatement of something already present, mise-en-scène, which usually means the production of a work of performative art, implies the production of something that is not already given. We maintain that Derridas unconventional translation takes issue with the conventional notion that something is meaningful in itself and invites us to think of meaning as something that is produced.
We try to figure signification as mise-en-scène, first in the realm of semiology and linguistics in Chapter 1, then in the realm of psychology in Chapter 2, and finally in those of art and writing on art in Chapter 3. We proceed in this order, so as to follow Derridas argument, which takes issue with the conventional stratification of the psyche, speech, and writing with regard to signification. The most common-sense model of signification is to assume that we have something meaningful in mind and then express it via speech or writing. According to Derrida, this seemingly common-sense notion takes its support from the metaphysical tradition that has prioritized the value of presence. Under this tradition, meaning as such is immediately present to the psyche when one thinks and then is re-presented, first by the spoken sign and then only secondarily by the written sign. Representation by sign has been relegated to the function that is secondary to the presence of meaning and such relegation is inseparably related to the debasement of writing. While speech is considered to be the primary sign that refers directly to the supposed presence of meaning in the psyche, writing has been regarded as the mere trace that writes down the spoken signs, and therefore as the sign of a sign. However, Derrida argues that it is a general law of the sign that it operates only so long as it is in relation to other signs. In other words, any sign, whether spoken, written or even thought, indefinitely refers to another sign, not to meaning itself, and is therefore always the sign of a sign.
Furthermore, Derridas reading of Freud reveals that this is also the case for the psyche. It seems common-sense that reality, when perceived, is immediately present to the psyche and then either fades into memory or develops into thinking of a higher order. However, following Derrida, we argue that both perception and thinking are possible only by virtue of differing and deferring, not of presence. According to the Derridean reading of Freud, the psyche operates like a machine, the differentiated parts of which produce signs and particularly a type of a written sign. Further, we find the source of Derridas invocation of the term mise-en-scène in Freuds analysis of an event called the primal scene. In Derridas view, Freuds observation of the primal scene suggests that anything that the psyche experiences is meaningful not in itself but only in relation with other events and is no less the sign of a sign. The relation between events are mutual. Even what Freud calls the primal scene triggers a series of later events while itself is also affected by those later events and is belatedly constituted as something meaningful in particular ways. In that the primal scene is not meaningful in itself, we can say that what is primal is not the single scene but the work of mise-en-scène that relates the scene with other scenes.
Insofar as meaning is not simply present and represented, but produced, mise-en-scène is always at works insofar as something appears meaningful. We delve into two instances that best acknowledges mise-en-scène as its condition of meaning and thus elucidates the possibility of signification other than representation. The two instances are respectively Dailleurs, Derrida, a film about Derrida, and Tourner les Mots, a text about the film, co-written by Derrida and the director of the film, Fathy. On the one hand, the film does not seek to represent Derrida. The images of Derrida in the film do not and cannot point at Derrida as such. They are only the sign of a sign of Derrida. Neither does the text reveal the final presence of meaning of Derrida or of the intention of the director of the film. However, we see that the text nevertheless reframes the film and opens new possibilities for meaning, which was not and never will be simply present in the film. By taking a detailed analysis of how the text stages the film it writes about, we see that the text does not converge into a single interpretation but shows that writing on a work of art diverges into indefinite possibilities of interpretation.
In conclusion, this thesis seeks to suggest that Tourner les Mots is one among indefinite possible mise-en-scènes of a work of art. Any writing on a work of art, be it art history, art theory, or critique, if it were to acknowledge mise-en-scène as its condition of signification, can no longer purport to be simply a representation of an artwork, reducing the artwork to the supposed presence of meaning in the work itself, the intention of an artist, or to reality. Rather, writing as mise-en-scène will endeavor to produce the work of art anew, opening up indefinite possibilities of further interpretation.
Language
eng
URI
http://dcollection.snu.ac.kr/common/orgView/000000159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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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Aesthetics (미학과)Theses (Master's Degree_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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