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막의 형상을 포착한 금속 기물 제작 연구

Abstract

고무풍선과 같은 탄성이 있는 막은 고정된 형태가 없어 어떤 방식으로 분류할 수 없고, 규정할 수 없는 아토포스atopos의 성격을 지닌다. 이 연구는 형태적 변화 가능성이 무한한 고무 막과 관계 맺고, 그 순간의 형상을 포착하려는 시도를 담은 것이다.

고무 탄성은약 1,000% 가까이 신장하고, 외력을 제거하면 단시간에 거의 원상태로 복원되는 고무의 성질이라 정의된다. 살결처럼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적인 고무는 가해진 힘에 반응하여 변형되면서도 동시에 맞서 밀어내며 소통한다. 이러한 관계의 형상은 얇은 두께의 고무 막에서 그대로 전사되어 드러나는데, 나는 이를 작업의 재료로 활용하여 공간을 분리하는 경계이자, 그로 인해 나뉜 두 세계의 관계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전해주조는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여 금속 또는 비금속 모형에 새로운 금속 피막을 입혀 두께를 생성하는 주조 방식이다. 아토포스인 고무 막과의 교감은 자극의 크기나 형태가 달라지면 곧바로 변하는 찰나의 것이었는데, 나는 그 일시적 형상을 전해주조 하여 영구화하고자 하였다. 기물器物의 벽으로 전해주조 결과물을 활용하고자 함에 따라, 압연공정으로 제작된 일반 금속 판재와 전해주조 생성 판재의 접합을 시도하였다. 열을 이용하여 결합하는 방식인 땜질과 용접을 시도할 때 전해주조 생성판에서 문제를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접합 실험을 진행하였다.

작품 연구는안-밖, 형태-기능, 용도-기능등 용기류의 기능적 사물과 밀접한 여러 요소 간의 관계 표현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작품들의 실용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나, 용기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에 따라 기능에 도전하는 방식을 택한 경우도 있었다. 고무 막의 긴장감, 전해주조 설비의 불확실성 등의 변수는 제작 과정에 통제하기 힘든 어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종종 새로운 미적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였다. 미리 계획하여 창작하는 일반적인 작업 방식과는 달리, 연구 작업들은 재료를 즉흥적으로 가지고 노는 유희적인 과정에서 시작될 때가 많았으며, 제작 과정의 변수 또한 새로운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였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순간순간의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을 완성작의 모습으로 끝까지 가지고 가려는 노력에서 작업자의 기량이 요구되었다. 이 연구가 새로운 작품 창작 방식의 하나로서 읽히고, 기물의 공간과 관련된 가치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Thin membrane of elastic material has the quality of atopos; unclassifiable, undefiable. This study focuses on the relationship with rubber sheet which has limitless possibilities of its appearance and the attempt to capture its instant form.

Rubber-elasticity is described as a rubber-like quality to stretch to up to 1000% of its size and return to its original state. Rubber, elastic and tender like flesh, interact with a given force by pushing it out and embracing it at the same time. The form of interaction is distinguished when applied on a thin membrane of rubber. I aimed to use this rubber membrane as a material to create a wall and an expression of relationship between a space and the outside world.

Electroforming is a metal forming method in which metal parts are fabricated through electrodeposition on a metal or nonmetal model. Interaction with a rubber sheet was a momentary thing that changed its form whenever the force changed its shape or strength. I tried to solidify its instant form by electroforming it into metal. In order to create hollow-form vessels, I studied methods to combine electroformed metal sheets with general metal sheets. I found problems caused by heating metal while brazing and welding and experimented to overcome these problems.

Work-study focuses on relationships between the basic elements of a container, such as interior-exterior, form-function, use- function. I did not eliminate the works functional qualities, but in cases, I chose to challenge them in order to emphasize the containers basic elements. The tension of rubber membrane and uncertainty of electroforming process often came as an uncontrollable difficulty, but they sometimes opened up new possibilities. Different from the general metalworking process which requires precise design and plan, the works often started from playful moments with the material and the unexpected factors in the progress also became an inspiration. These inspirations had bright instantaneous energies and carrying them to the finish line of work required the workers finest skills. I expect this study to be read as one of new methods to create art and become an opportunity to make the readers think about the values of space in holloww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