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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가 된 고택: 전통들이 얽히는 공간 : The historic house that became a cultural heritage: the space where traditions are entw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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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진서현

Advisor
강정원
Issue Date
2020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전통 고택 공간 문화재 물질문화TraditionSpaceTraditional houseHistoric houseCultural heritageMaterial culture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2020. 8. 강정원.
Abstract
이 연구는 고택을 중심으로 행위자들이 맺는 관계의 양상을 살펴보고, 행위자들과 고택의 상호작용 속에서 전통들이 얽히는 바를 모색한 민속지다. 인식과 행위의 상징체인 고택은 문화재로서 국가가 부여한 전통의 표상이 되는 한편 일상의 공간으로서 생활 속에 존재하는 전통을 담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전통이 집단적인 정체성을 인식하게 하는 공동체의 문화임에도 주체들이 인식하는 전통은 다를 수 있음을 전제하고, 전통들이라는 복수의 개념을 사용한다. 여러 층위의 전통에 대한 다양한 주체들의 인식과 실천은 고택 안에서 얽히고 충돌하면서 고택에 역동적인 내력(careers)들을 새긴다.
이 논문의 본문은 연구자가 고택에 함께 거주하며 진행한 참여관찰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크게 세 개의 장으로 나뉜다. 먼저 연구자는 국가가 문화재 제도를 이용하여 전통의 표상을 제시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국가는 고택의 변화를 고정하여 순간에 영원성을 부여하고자 시도하며,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를 근거로 생활에 개입한다. 고택은 문화재가 되고, 미디어에 등장하면서 생활공간에서 전통을 표상하는 공공의 사물이 된다. 문화재가 된 고택은 더 많은 주체를 끌어들인다. 고택은 전형적인 전통의 표상으로 관리되지만, 이는 다시 각 주체의 전통들로 이어진다.
다음 장에서는 거주자들의 생활 속에서 전통이 드러나는 양상을 살펴본다. 고택은 가족들에게 집안의 전통을 잇는 배경이자 매개물, 그리고 대상이 된다. 그러나 고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기존의 생활은 현실적인 변화에 맞서 점차 어긋난다. 서로 다른 경험과 기억을 가진 가족들은 고택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가족들은 함께 의례의 과정을 거치고 정서와 감정을 공유하며 가족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이들의 전통은 고정된 공간에서 다시 구성되며 이어져 온다.
문화재가 된 고택에서 거주자들은 확장된 관계를 맺는다. 다음 장에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전통과 거주자들의 전통이 고택을 중심으로 얽히는 양상을 살펴본다. 각자 다른 전통에 대한 인식과 실천은 고택에서 충돌하고 겹쳐지며 새로운 감각을 생성한다. 고택에서는 흘러가는 시간과 고정된 기억이 경합한다. 고택은 양반과 상민의 관계와 기억이 유지되는 공간이다. 사회·경제 구조가 변화하면서 그에 적응하려는 주민들과 거주자들의 노력은 겹쳐지면서도 과거에 머문 기억은 갈등을 유발한다. 고택이 문화재가 되면서 제도와 전통, 역사적인 관계가 고택에서 겹쳐지고, 주민들과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간다. 주민들은 과거의 기억과 관계를 투영하여 제도에 반응한다. 이와 달리 새로운 주민들은 국가가 제시하는 표상과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국가의 작업을 각자의 경험, 기억 및 상상을 통해 받아들인다. 전통은 개인의 정서가 투영된 꿈과 집단적인 꿈을 잇는 지점에서 새롭게 이어진다.
고택이 문화재가 되면서 거주자들은 문화재 관리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국가가 부여한 역할을 실천하는 사업단과 담당 공무원은 고택을 전통의 표상이자 감상의 대상으로 보고, 외형과 물질적인 측면을 보존하고자 한다. 서로 유지하고자 하는 전통의 층위는 다르지만, 고택을 유지하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고택 관리자들과 거주자들은 일종의 협력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관리자들이 고택을 전통의 표상으로 고정하고자 거주자들의 생활을 강제할 때 거주자들과 충돌한다.
거주자들은 고택을 체험의 공간으로 만들어, 국가의 지원과 허용 안에서 가족의 전통을 잇고 드러내기 위한 시도를 한다. 거주자들은 접빈객의 연장 선상에서 체험객들을 대한다. 체험객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전통의 표상을 고택에서 확인하고, 낭만과 향수를 충족한다. 그러나 체험객들이 가지고 있던 전통에 대한 이미지와 체험의 괴리가 존재하며, 그 괴리 속에서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발생한다.
기억과 경험은 사물 혹은 공간에 기대어 존재한다. 순간은 흘러가 버리지 않고 고정된 공간에 기억과 경험으로 새겨진다. 그러나 새로운 실천들이 더해지면서 기존의 기억과 경험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매 순간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전통은 기억과 경험을 포함한 복합적인 인식과 행위의 산물이며 행위자들의 관계와 관계가 작용하는 공간에 대한 인식에 따라 변모하며 이어진다. 문화재가 된 고택은 전통에 대한 고정된 상을 제시하여 각 주체가 서로 다른 전통의 표상을 가지는 출발점이 된다. 고택에서 서로 다른 기억과 정서, 지식과 상상에 기반한 행위자들의 활동을 통해 전통들이 새롭게 드러난다. 고택은 그러한 전통들이 얽히는 공간이다.
고택은 복잡한 작용이 일어나며 확장된 시공간을 잇는 입체적인 교차로이다. 기억과 경험, 집단적인 전통과 개인적인 꿈이 뒤얽힌 고택에서 순간순간 전통의 의미는 변모한다. 이 과정이 곧 공동체의 정체성을 이룬다. 문화재가 된 고택, 거주자들, 행위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순간마다 고택은 사람들을 더 넓은 시공간에 두며 현재진행형의 전통이 된다.
Language
kor
URI
https://hdl.handle.net/10371/170161

http://dcollection.snu.ac.kr/common/orgView/00000016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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