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낙수 연구의 실증적 기초: 연보와 편년

Abstract

심낙수(沈樂洙, 1739-1799)에 대한 기왕의 연구는 주로 정치사 분야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사환기의 이력과 정치적 노선을 위주로 개괄적 설명이 이루어졌다. 가문의 특징, 인척 관계, 교유 관계, 생애의 여러 국면과 전개과정, 그 글쓰기의 전모(全貌)에 관해서는 구체적 조사가 이루어진 바 없다. 이에 본고는 현재까지 밝혀진 심낙수 작품 전체에 대해 편년(編年)을 수행하고, 그의 생평과 글쓰기를 통관(通觀)하는 작업으로서 연보(年譜)를 작성하였다. 한문학에서 연보와 편년 작업은 문헌 고증에 의한 정본(定本) 확정 작업과 더불어 실증주의 연구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따라서 『은파산고』(恩坡散稿)에 관한 서지적 고찰에 이어 심낙수 생평과 작품에 관한 문헌 조사를 일단락함으로써, 심낙수 문학 비평의 성립을 위한 양대 초석(礎石) 작업을 완수한 것이다. 연보와 편년에 의거한 본고의 분석 결과는, 심낙수의 문학을 18세기 조선의 사회역사적 문맥 속에서 그리고 심낙수 생애의 계기적 변화과정 속에서 사유하게 한다. 그러므로 개별 작품 속에 깃든 심낙수 평생의 문학 활동을, 필생의 글쓰기 속에 내재한 심낙수의 삶을, 그의 삶에 투영된 조선후기 사회역사의 향방을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