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언어의 소통 가능성

Abstract

The works of Anne Carson and Jean-Luc Lagarce show the characteristics of the minority language defined by Deleuze and Guattari in that they are immersed in the tension and exhaustion of the forces exercised through language rather than in the plot. Their common premise is that there exist emotions that cannot be spoken under the logo-centric conventional narratives. In this thesis, I would like to analyze what formal characteristics these narratives of minority languages have. As they are written in the form of monologue and autobiography, isolation and closedness are the common themes in Lagarces 『Its Just the End of the World』(1990) and Carsons 『The Autobiography of the Red』(1998). In the case of Lagarce's theatre of language, each of the characters gives a long soliloquy. In other words, rather than exchanging words and communicating with each other, they are immersed in their own emotions and inner world, which shows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Louis and other family members are close to that of the strangers. Their desperate search for the right words to express their feelings leads up to finding a minor language similar to what Deleuze defines as stuttering. Louis does not speak his thoughts out loud, but he also shows similar characteristics in the process of verbalizing his thoughts through internal monologues. Their stuttering can be characterized by the frequent use of the indefinite pronoun on, quotation marks, and the repetition of the epanorthosis. In Carson's work, jail serves as a shield to survive from the flow of magma, which represents pure inner emotion that cannot be defined in any language. It is similar to the ancient concept of ololyga that Carson suggests in her work 『Glass, Irony, and God』. Geryon experiences the moment of becoming of Deleuze and Guattari along with the free flow of magma, or ololyga. His photographs, compressed images from the moments of becoming, are the language of punctum. It functions as a form of minority language for Geryon. Unlike Lagarce's monologues, Geryon's narratives are not individualized. Rather, the voice of the others are included in Geryons inner narrative. There exist multiple perspectives in a single picture; the lines from each of the speakers are indistinguishable; there are also unexpected line breaks that lead to a long flow of consciousness, which completes the form of free indirect speech. The subject goes through countless processes of becoming through constant encounters with the others, which becomes part of his voice. If Louis is the Exhausted who has exhausted all his expectations for the possibility of communication, Geryon can be defined as a subject of neurological diversity. While Louis chooses to stay silent rather than making attempts for communication, Geryon chooses to have constant interaction with others. The different endings in the stories of Louis and Geryon show two extremes of minority language: silence and ololyga. Louis, who is already aware of the limitations of language, is a figure who lacks expectations for communication. Through Louis' silence, Lagarce shows the inherent isolation of human beings and the incommunicability of minority languages. Lagarce also shows that the weight of things left unsaid and the incommunicability should also be embraced as an essential part of minority language. Two aspects of minority literature—the Exhaustion' and the 'neurological diversity'—performs the functions of minority literature in their respective ways. The two authors' perspectives on whether the incommunicability of minority languages should be accepted or be overcome will suggest helpful directions in the literary attempts that is yet to be made.

카슨과 라가르스의 작품은 서사에 충실하기보다 언어를 통해 행사되는 힘들의 긴장과 소진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에서 들뢰즈-가타리가 말하는 소수자 언어의 특성들을 첨예하게 보여준다. 그들의 공통된 전제는 로고스중심주의로 대변되는 관습적 서사 아래 발화되지 못하는 타자화된 감정들이 있다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소수자 언어의 내러티브가 어떠한 형식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독백과 자서전이라는 형식으로 쓰인 만큼, 『단지 세상의 끝』과 『빨강의 자서전』에서는 고립감과 폐쇄성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라가르스의 언어극의 경우, 인물들은 각자 루이에게 독백에 가까운 긴 대사(솔리로키)를 들려준다. 즉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소통하기보다 자신만의 감정과 내면세계에 몰입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루이와 다른 인물들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소통의 벽을 부수고자 시도하는 쉬잔, 앙투안, 어머니, 그리고 카트린의 시도는 하나씩 실패로 돌아가, 말더듬기라는 형태의 소수적 변주가 된다. 루이 역시 겉으로 발화하지는 않지만, 내적인 독백(모놀로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언어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가족과 유사한 말더듬기를 구사한다. 이는 부정대명사 on과 따옴표의 빈번한 사용, 그리고 환어의 반복이라는 특징을 가진 소수자 언어가 된다. 한편 『빨강의 자서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감옥이라는 상징물은 화산폭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방패 역할을 하며, 이때 지구 내부의 물질인 마그마는 다수자 언어로 정의될 수 없는 정화되지 않은 순수한 감정, 올롤뤼가를 형상화한다. 작품 속에서 게리온은 마그마, 혹은 올롤뤼가의 자유로운 흐름에 따라 들뢰즈와 가타리의 -되기의 순간을 경험한다. 그의 사진들은 이러한 –되기의 순간들을 압축한 언어의 결정체이자 푼크툼의 언어이며, 게리온 만의 소수자 언어로서 기능한다. 라가르스의 독백과 달리, 게리온의 내러티브는 타자로부터 분리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게리온은 타자를 내면의 내러티브에 포함시킨다. 한 컷의 사진에 담겨 있는 다수의 관점들, 누구의 말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섞여있는 대사의 전개,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의 행갈이 등은 여러 인물의 의식이 하나의 긴 흐름으로 이어지게끔 하며, 이는 하나의 자유간접화법을 완성한다. 주체는 타자와의 끊임없는 만남을 통해 무수한 되기의 과정을 거쳐가고, 타자의 의식은 그의 목소리의 일부가 된다. 루이가 소통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소진해버린 소진된 인간이라면 게리온은 신경학적 다양성의 주체라고 정의해볼 수 있다. 라가르스와 카슨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대조적인 결말은 루이가 침묵의 영역에 머무르기를 택했던 반면, 게리온은 끊임없이 다른 존재와 교감하는 -되기의 내러티브를 택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이 두 결말은 소수자 언어의 수렴과 발산, 즉 침묵과 외침(올롤뤼가)이라는 두 극단을 보여준다. 라가르스는 루이의 침묵을 통해 인간의 본원적인 고립을, 그리고 다수자 언어 속의 이방인과 같은 존재로서 소수자 언어가 가지고 있는 소통의 한계를 말하며, 말해지지 못한 것들의 무게와 그로 인한 소통 불가능성은 소수자 언어를 구사하는 데에 있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임을 주장한다. 소수자 문학의 두 가지 양상—침묵으로 수렴되는 소진과 무한한 되기 과정으로서의 신경학적 다양성—은 각자의 방식으로 들뢰즈가 말한 소수자 문학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소수자 언어의 소통 불가능성을 과연 수용해야 하는가 혹은 극복해야 하는가에 대한 두 작가의 관점은 앞으로 이루어질 여러 문학적 시도에 있어서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