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비확산을 위한 전문가 정보의 역할 연구

Abstract

대중(public)과 엘리트(elite) 간의 외교정책에서의 정책 선호 격차(foreign policy gap)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일례로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대중과 엘리트들은 지속적으로 정반대의 정책 선호를 노정해 왔다. 외교 안보 엘리트들의 핵 비확산(nuclear nonproliferation) 입장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유권자의 과반수가 지속적으로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본 연구는 대중과 엘리트 간의 정책 선호 격차의 원인으로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에 주목한다. 핵무장 정책에 대해 엘리트들이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태도를 형성하는 것과 달리, 대중은 제한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태도를 형성하기 때문에 정책 선호 격차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대중에게 핵무장과 관련된 전문적인 양질의 정보(quality of information)와 정보를 탐색할 인지적 동기(motivation to scrutinize)가 주어진다면 이들의 태도가 변화할 것이라 주장한다. 이론적 주장을 경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실험 설문(survey experiment)을 사용하여 태도변화 실험(attitude change experiment)을 설계했다. 실험적 처치는 실제 한국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이 작성한 정보이며 각각의 정보는 한국의 핵무장 시 발생하게 될 구체적인 상황을 핵 확산 및 비확산 선행연구와 결합하여 작성했다. 2019년 12월에 핵무장에 찬성하는 한국 유권자 1,008명을 표집하여 한국의 핵무기 개발 시 발생하게 될 7가지 상황을 담은 정보 중 하나를 무작위 할당하여 응답자들에게 제공하고 태도변화를 관찰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여론과 외교정책 선행연구에서 외교정책 선호 격차의 원인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에 착안하여 이를 경험적으로 검증했다. 즉 일반 유권자들이 전문가 수준의 정보와 정보를 탐색할 인지적 동기가 주어진다면, 대중과 엘리트 간의 외교정책 선호 격차는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둘째, 핵 비확산 선행연구와 관련하여 유권자 단위에서 기존 이론들의 상대적 설명력(relative explanatory power)을 간접적으로 검증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핵무장 시 발생하게 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미국 주도의 원자력 기술제재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한국 유권자들의 핵무장 의지를 효과적으로 단념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동시에 한국 정책결정권자들의 확고한 핵 비확산 의지도 핵무장 찬성 유권자들의 핵무장 의지를 단념시키는 데에 효과적이었다. 셋째, 실험 설문 방법론과 관련하여 본 연구는 태도변화 실험을 의견변화 실험과 행동변화 실험으로 나누어 설계했다. 이를 통해, 기존 태도변화 실험 설계의 내적 타당성과 외적 타당성을 보완했다. 구체적으로 실험적 처치의 인과적 효과를 의견변화와 행동변화 두 가지의 종속변수를 사용하여 식별하는 방식으로 실험의 내적 타당성을 제고했다. 동시에 응답자들의 실험 내에서의 의견변화와 실험 외부에서의 행동변화를 함께 측정하여 실험 결과의 외적 타당성을 제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