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기록 형식을 차용한 기억의 우의(寓意)적 표현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필자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한 회화 작품을 연구대상으로 한다. 우의(寓意)론을 바탕으로 기록과 기억을 표현하는 본인의 수묵화·수묵담채화의 주제, 이론적 근거, 기법, 형식과 작품연구의 의의를 분석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본인 작품의 특징은 객관적 태도로 대상을 관찰하여 얻어지는 창작자의 생각과 감정을 주관적 관점에 따라 여과 없이 작품에 표현함에 있다. 본 연구는 신문의 기록 형식을 작품에 차용함으로서 기록과 기억이 작품에 양립하게 되는 표현의 방법론을 체계화하며, 이를 통해 문인화 우의론을 현대 미술 창작론으로 변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의론이란 무엇인가? 둘째, 우의론은 예술 창작에 어떻게 적용되는가? 셋째, 본인 작품에서 기록과 기억은 어떻게 우의적으로 표현되는가? 넷째, 본인 작품에서 우의론을 적용하려면 어떠한 기법과 형식이 요구되는가? 다섯째, 현대 미술에서 우의 창작론은 어떻게 변용될 수 있는가? I장에서는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연구의 내용 및 방법, 연구의 중요성을 검토하였다. II장에서는 사물에 뜻을 기탁하는 우의론을 고찰한다. 우의의 형성배경과 함께 첫째, 대상을 직관(直觀)적으로 관찰하며, 둘째, 대상과 관찰자의 주객합일(主客合一)을 통해, 셋째, 불이(不二)의 경계에 도달하는 우의의 과정을 살펴본다. 이를 화론의 영(靈), 기운(氣韻), 세(勢)와 질(質)의 재현관과 비교하였다. 우의론의 회화적 적용을 위해 사물과 뜻을 구분하고, 사물에 뜻을 기탁하며, 이를 통해 자연성(自然性)을 작품에서 발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제III장에서는 사물과 뜻에 관한 우의론에 각각 신문의 기록과 개인의 기억 개념을 대입하였다. 작품의 우의적 표현을 위해서 먼저 기록의 객관성과 기억의 주관성을 구분·분석했다. 기록을 차용하고, 기억을 표현하여, 기록과 기억을 작품에서 양립시킨다. 회화 매체에서의 재현을 위해 관찰 대상과 표현 매체의 대상성, 시간성, 평면성을 고려한다. 제IV장에서는 우의적 표현을 위한 본인 작품의 기법과 형식적 특징을 살펴본다. 작품의 제작과정부터 수묵 매체의 활용, 형식과 규칙의 수립, 필묵의 운용, 그리고 반복적 붓질의 기법을 분석했다. 전시 공간에서 작품은 크기별로, 수직적으로, 제목별로, 일자별로 충분한 거리를 두고 설치하여 감상자가 기억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작품의 형식에 있어 화면의 시각적 요소를 분석하고, 원본의 형식을 재현하고, 기억의 근거를 구성하며, 제목은 관찰 대상을 지시하도록 설정한다. 제V장에서는 본 연구의 성과와 본인 작품의 현대적 의의에 대해 상술한다. 본인은 문인화의 우의 창작론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창작자의 생활과 일상을 회화 작품에 반영하는 표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본 연구를 통해 전통 회화론이 현대미술에 변용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