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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高麗) 당악정재(唐樂呈才)의 연극성 연구 : A Study on Theatricality of Goryeo Dangakjeong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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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s
- Advisor
- 이창숙
- Issue Date
- 2022
- Publisher
- 서울대학교 대학원
- Description
- 학위논문(석사) -- 서울대학교대학원 : 인문대학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2022. 8. 이창숙.
- Abstract
- 본고는 고려 당악정재(唐樂呈才)의 연극성 고찰을 목적으로 한다. 1073년 전후 송나라의 교방악이 고려로 전입되었고 이를 고려의 궁중에서 당악으로 명명하여 교방악으로 사용하였다. 『고려사』 「악지」에 전하는 당악 중 노래, 춤, 기악의 결합형태를 가진 공연예술을 당악정재라 한다. 당악정재의 무대에는 가공의 인물이 등장하며 일정한 이야기가 연출된다. 이에 1980년대 문학 분야에서는 당악정재를 가무희(歌舞戲)로 범주화하였다. 그러나 춤과 기악만으로 구성된 현대의 당악정재 공연은 언어 텍스트의 결여로 인해 『고려사』 「악지」에 기록된 고려 당악정재의 본질적 특성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본고는 당악정재에서 구현된 극중 세계와 현실 세계와의 교류 과정에서 당악정재의 연극성이 발생함을 논증하려 한다. 극중 인물은 연극성 창출을 위해 중시되는 조건 중 하나이다. 죽간자 구호의 인물 소개와 연기자의 노래에서 사용된 일인칭 대언체를 통해 연기자는 선인(仙人)으로 전환된다. 노래를 통해 극중 인물은 행위의 목적과 그에 따른 감정을 서술하여 인물의 성격을 구체화한다. 한편, 극중 인물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건넬 때, 관객은 무대 위 극중 인물로 전환된다. 인물은 관객을 만나러 선계(仙界)에서 내려왔고 또 관객을 위해 노래와 춤을 행한다. 따라서 관객은 극적 사건의 원인이자 당사자가 된다. 관객의 극중 인물화는 극중 세계의 구현 범위를 무대에 한정하지 않고 관객이 존재하는 현실 세계까지 넓히려는 시도이다. 연기자와 관객의 극중 인물로의 전환을 통해 극중 세계를 현실로 확장하고자 하는 당악정재의 연극적 특성이 드러난다.
3장에서는 당악정재의 공간적 특성에 대해 고찰하였다. 당악정재의 극중 공간은 관객의 인식과 상상을 통해 창조되므로 연극성을 창출하는 요소로 본다. 네 개의 층위로 이루어진 당악정재의 다층적 공간은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특성을 가진다. 공간 간의 모호성은 당악정재가 창조하는 극중 공간과 현실 공간의 밀접한 관계에서 기인한다. 당악정재의 연기자는 노래를 통해 관객이 존재하는 고려의 궁궐을 신선 세계의 광경과 융합한다. 선계는 당대의 관객이 생각하는 이상적 세계이다. 관객은 연기자의 노래를 듣고 상상하여 극중 세계를 관념 속에서 창조한다. 관객이 인식하는 극중 공간은 현실의 관객과 극중 인물이 함께 존재하는 평화로운 선계의 궁궐이다. 결국, 당악정재의 극중 공간은 다층적 공간이 융합된 이상적 현실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당악정재는 극과 현실의 융합을 위해 고사(故事)를 활용하는 한편, 이상적 현실 세계를 무대화한다. 당악정재에서 활용한 고사는 선인(仙人)과 관련된 것이다. 당악정재에서 창조하는 극중 세계는 현실 세계의 질서에 따르기 때문에 고사 전체를 재현하지 않는다. 관객은 고사의 일부분으로 고사 전체를 상상하고 그 의미를 현실 세계에 반영한다. 고사의 활용으로 당악정재에서 구현된 선계는 현실 세계에 기반한 것이자 현실 세계로 확장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현실 세계를 무대화한 당악정재로 《수연장》과 《포구악》이 있다. 《수연장》의 무대에서는 하늘이 지금, 고려의 임금에게 내려준 태평의 기운과 임금과 신하가 화합한 현실 세계의 모습을 극중 세계로 여긴다. 《수연장》의 연출 원리는 현실의 사실적 재현이 아니라 임금을 중심으로 한 이상적 현실 세계를 극화한 것이다. 《포구악》 중 포구희(抛球戲) 장면에서 드러나는 스포츠적 특성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성패를 예측할 수 없는 공 던지기 행위는 연출된 무대보다 현실 세계에 가깝다. 양편으로 나뉜 출연자들의 경쟁은 객석으로 확장되어 관객과 출연자와의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한편, 포구희는 운동경기가 아닌 연출된 장면이므로 기녀의 공놀이는 태평성세를 의미한다. 《포구악》의 포구희는 스포츠적 특성과 노래, 춤, 음악을 통한 예술적 특성을 직조한 장면으로 현실과 극의 밀접한 관계를 분명히 보여준다.
한국 전통극에서 연극성은 가공의 인물과 가공의 장소, 특정한 장경을 재현하는 무대와, 이를 현실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보는 객석에서 발생한다. 당악정재를 보았던 고려의 관객은 현실과 극을 이중으로 인식하고, 극중 세계를 창조하며 해석하는 관극의 즐거움을 경험하였다. 당악정재의 극중 세계는 관객의 현실 세계와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극을 통해 만들어진 의미는 현실 세계로 확장된다. 고려 관객의 감상을 통해서 당악정재 고유의 연극성은 현실 세계와 극중 세계의 경계가 흐려지고 두 세계가 융합되며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실과 극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당악정재의 연극성을 인지하면서 본고를 통해 한국 전통극과 당악정재의 연극성에 대한 논의를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당악정재의 무대와 객석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밝힌 본고의 논의는 현장에서 당악정재를 관람하는 관객의 다양한 관극 경험을 위한 방편의 일부로서 시도될 수 있을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thesis is to consider the theatricality of Goryeo(高麗) Dangakjeongjae(唐樂呈才). Dangakjeongjae is a performance art that combines singing, dancing and playing instrumental music, which was historically recorded in the volume Akji(樂志) of the historical book series entitled Goryeosa(高麗史). Dangakjeongjae, which stages a typical story, has fictive characters. In the 1980's, literature studies categorized it as Gamuhui(歌舞戲, singing-dancing-playing, literally). But the modern staging of Dangakjeongjae, where only dancing and playing instruments is being performed in recent years, has been losing Dangakjeongjae's essential features without its linguistic texts. Having this issue in mind, we provide an argumentation on the fact that, in Dangakjeongjae, theatricality is created through the communication between the theatrical world and reality. Characters, in theatre, are one of the important conditions to create theatricality. In Dangakjeongjae, performers are transformed into immortals by means of the introduction of theatrical characters by Jukganja's words and the colloquial style in the first person used in their singing. Singing not only describes the intention of a character's actions and sentiments, but also embodies their nature. These characters come down to meet the audience in person and perform singing and dancing for them. The audience, meanwhile, turns into characters, when addressed by them. In consequence, the audience is considered as a cause and causer of a theatrical event at the same time. Taking the audience for characters signifies an effort to push the limit for the theatrical world to expand from the stage into the real world where the audience exists. Dangakjeongjae's theatrical features reveal themselves through making performers and audience characters and expanding the theatrical world to reach reality. In Chapter 3, we look into the spatial nature of Dangakjeongjae. Its theatrical space stands out as an element that creates theatricality, since it is built upon the audience's perception and imagination. The space of Dangakjeongjae has four levels, and a characteristic is to blur boundaries between them. The ambiguity between these spatial layers is due to the close relationship of the theatrical space and the real world that Dangakjeongjae establishes. The performers in Dangakjeongjae, with their singing, put together the Goryeo royal court, where an audience is present, and the view of the immortal world. The immortal world is one that a contemporary audience takes for ideal. Performers singing allows the audience to imagine and to create the theatrical world in question. This world is an idyllic immortal palace where the audience and the characters co-exist. To put it simply, it is a ideal real world that merges the different spatial levels in Dangakjeongjae. Dangakjeongjae, while it uses old time stories(故事) to bring the theatre and the reality together, presents the ideal real world. These stories concern immortals. Nevertheless, Dangakjeongjae tends not to represent them in all its aspects, because of the fact that the theatrical world follows the order of the real world. Parts of old time stories let the audience imagine them in its entirety and reflect their meanings in the real world. Then, it leads us to understand that the immortal world realized in Dangakjeongjae is based on and expands into the real world. For example, This is the case for Suyeonjang(壽延長) and Poguak(抛毬樂). On the stage of Suyeonjang, the real world, where the king and his subjects unite in the reign of peace granted by the immortal world, is taken for the theatrical world. It is the production principle of Suyeonjang to put on the ideal real world with the king as centre, not to represent the reality in a realistic way. In Poguak, the scene of Poguhui(抛毬戱) shows its sportive characteristic which blurs the line between auditorium and stage. Throwing balls is more like the real world than any other staged scene, because we cannot predict which team succeeds or fails. Performers being divided into two team, their competition leads to that between audience, which constitutes a strong bond between audience and performers. On the other hand, performers throwing balls means the reign of peace in itself, since anyway Poguhui is not a sport but a theatrical scene. Poguhui in Poguak makes it evident that reality and the theatre has a close relationship, weaving its sportive characteristic and its artistic characteristic that emanates from singing, dancing, and playing instruments. The theatricality that belongs to the Korean traditional theatre originates from the stage where fictive characters, places and specific views are represented, and the auditorium that distinguishes the stage from the reality. Theatergoers who enjoy Dangakjeongjae recognize the reality and the theatre simultaneously, and take an intellectual pleasure in creating and interpreting the theatrical world. Having examined the theatricality brought to light by blurring the line between reality and the theatre, this inquiry will lead to a continuous discussion about theatricality in Korean traditional 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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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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