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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갤러리라는 관념을 받아들인다: 그룹 머티리얼(Group Material)과 1980년대 미국 제도권 전시 공간의 전환 : We entertain the idea of galleries: Group Material and the Transformation of Art Institutions in the 1980s United 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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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송채정

Advisor
신정훈
Issue Date
2023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그룹 머티리얼정치적 미술전시 공간제도 비판행동주의
Description
학위논문(석사) -- 서울대학교대학원 : 미술대학 협동과정 미술경영, 2023. 8. 신정훈.
Abstract
This dissertation concerns the political art of Group Material (hereinafter referred to as GM) that embraced art institutions in the 1980s United States. As an art collective based in New York that was active from 1979 to 1996, GM aimed to make art closely related to real life and focused on social and political issues arising from the neoconservatism and neoliberalism prevalent during the Reagan era. In the early days of its activities, GM ran its own storefront gallery in order to display and perform art directly intervening in the daily lives of the Lower East Side community, distancing itself from the art institutions and even alternative spaces that were deemed to be stained with commercialism. However, in the 1980s, GM moved away from its hostile stance towards art institutions as the social conditions in the United States and the groups activities continued to intertwine. GM closed its storefront gallery in 1981 and, particularly since the mid-1980s, actively showcased its art in outdoor public spaces as well as at major art institutions like the Whitney Biennial, Documenta, Dia Art Foundation, Museum of Contemporary Art San Diego, and the Museum of Fine Arts, Boston.
As GM demonstrated, for the political artists in the 1980s art world, there was not only a consciousness of criticizing and rejecting the art institutions while being located outside them. During this period, political art and art institutions became closely intertwined. Socio-historical conditions facilitated this odd interaction. The 1980s witnessed numerous ideological debates concerning various problems such as AIDS, urban maintenance, poverty, gender issues, election systems, and corporate capitalism. Such social crisis allowed various groups of artists to criticize the existing social order and system and revive political art activities. Interest in the social role and political function of art increased both inside and outside the art world. It is in this context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political art and art institution was reconstructed. In this newly coordinated relationship, institutions proved to be flexible rather than fixed, and showed the potential to provide a stage for political artists to exhibit their work and carry out criticism and struggle.
This thesis focuses on GM as a case study for exploring the fluctuating relationship between political art and institutions. By examining the background in which GM began actively showing exhibitions in institutional spaces and by analyzing the exhibition cases they presented in those contexts, the study aims to demonstrate the legitimacy of GMs change in activity space, which might appear contradictory or apostasy. It seeks to investigate the situation from not only GMs perspective as an activism artist but also from the viewpoints of art institutions and political parties, to gain a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the circumstances at that time.
The current state of political art in later generations can be understood through the expanded relationship between political art and art institutions, as observed in the case of GM. Since the 1990s, political art has gained traction in global public commissions, biennials, and large-scale institutional exhibitions under the name of participatory art. Meanwhile, political art that aims to exist outside the institutional sphere persists. In such cases, artists aim to eliminate the possibility of their practice being assimilated by the art system and confront social authoritarianism more directly and immediately. However, these two trends in political art do not hinder each others efforts and impact. As can be seen from GMs various activity spaces reflecting their trial-and-error process in putting activism into action, political art operates in its own positions under the common goal of achieving big and small changes continually.
본 논문은 제도권 전시 공간에서 펼쳐진 그룹 머티리얼(Group Material; 이하 GM) 의 1980년대 정치적 미술 실천을 조명한다. GM은 1979년부터 1996년까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 작가 그룹이다. 이 그룹은 실제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미술 실천을 지향하며, 활동기 당시 미국에 만연했던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 풍토 속에서 발생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주목했다. 활동 초기에 GM은 제도권 미술계, 심지어 상업주의에 물든 기성의 대안공간과도 거리를 두었고, 자체적으로 개관한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의 일상 속에 직접 개입하는 미술을 행하고자 했다. 그러나 1980년대 미국의 시대적 상황과 GM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교차해가는 과정 속에서 그룹 내부에서는 제도권 전시 공간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태도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 변화는 GM이 1981년에 그들의 대안공간을 폐관하고 이후 일상적인 야외의 공공장소에서뿐만 아니라 1980년대 중반 이래로 휘트니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디아 예술 재단, 샌디에이고 현대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 기관에서도 활발하게 전시를 펼쳤던 행보에서 드러난다.
GM이 활동 공간의 변화를 보여준 점은 GM을 동시기의 정치적 미술 작가 집단과 구별하게 한다. GM보다 이전에, 혹은 그들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기 시작한 작가 집단들은 대체로 제도 외부에 일관적으로 위치하여 활동했다. 미술관이나 공공장소에서 시위, 보이콧, 파업과 같은 직접 행동을 벌이며 제도의 혁신을 요구하거나, 대안 공간에서 또는 빈 건물을 일시적으로 점유하여 사회 비판적인 전시를 개최하고 출판물을 발간하는 등 제도 바깥에서의 공동체 형성에 관심을 가졌다. 이는 아방가르드와 제도 간의 관계를 둘러싼 오랜 논쟁에서 종종 주장되는 것처럼, 제도에 포섭된 정치적 미술은 제도 기관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결합되었기에 비판의 힘을 잃었다고 보는 인식에서 비롯된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GM이 보여주듯 1980년대 미국 미술계에서는 제도 바깥에서 제도를 비판하거나 거부하고자 하는 의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시기에 미국 사회에서는 정치적 미술과 제도가 밀접해지게 되는 조건이 형성되었다. 레이건 행정부의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가 사회를 이끄는 이념과 정책으로 존재하는 와중에 에이즈, 도시 정비, 빈민 문제, 젠더 문제, 선거 시스템, 기업주의 등 다양한 문제들이 야기되었고 수많은 이념적 논쟁과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중이었다. 이와 같은 대대적인 사회적 위기에 반응하여 기존의 사회 질서와 제도를 비판하는 다양한 작가 그룹들이 정치적 미술 활동을 부흥시켰으며, 미술계 내외에서는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정치적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치적 미술과 미술 제도 사이의 관계도 재구성되었다.
이에 본 논문은 정치적 미술과 제도 간의 요동하는 관계를 탐구하기 위한 매개체로서 GM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GM이 제도권 전시 공간에서도 활발히 전시를 이어가기 시작하는 시점의 전후 배경을 살피고 또한 그들이 제도권 전시 공간에서 펼쳤던 두 전시 사례를 중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언뜻 모순되거나 변절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GM의 실천 장소의 변화가 지닌 당위성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때 GM이라는 미술가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미술 기관, 정치적 진영의 입장을 함께 살펴보며 당시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휘트니 비엔날레는 비제도권 미술이 보여주는 새롭지만 안전한 범주의 미술로부터 기관의 존립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1980년대 중반에는 이스트 빌리지 현장의 미술이 미술계에서 공인된 위치를 점해가고 있던 중에, GM의 미술도 유사한 영역에서 활동했던 만큼 휘트니 비엔날레의 기준을 넘어서지 않는 품질을 가지고 있으며 비엔날레에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GM은 1985년도 휘트니 비엔날레에 초청되어 《아메리카나》 전시를 선보인다. 이 전시에서 GM은 민중주의 미술, 유색 인종 작가의 작품, 여성주의적 실천, 노골적인 정치적 미술부터 일상적인 공예품 및 가정용품 등 다양한 작가군과 산업군에 포진한 작품들을 살롱 스타일로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워 전시하였다. 프랑스의 전통적인 살롱전의 외양을 모방한 본 전시 전략은 현대에 이르러 목격되는 휘트니 비엔날레와 미국 정부의 행보, 즉 양측의 제도가 지닌 구시대적인 위계를 겨냥했다. 나아가, GM은 《아메리카나》에서 제도권의 전형적인 전시 구조를 모방하면서도, 그들이 끝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제도 비판적 메시지는 허상과 실재가 뒤섞인 전시의 이중적인 내러티브 구조 속에 감추어 둠으로써 이후 관객의 의식에 더욱 극적인 각성 효과를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한편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미국의 제도권 전시 공간에서는 정치적 미술 전시의 유행이 목격되었다. 이 유행 현상은 반젠트리피케이션 운동, 다문화주의 및 정체성 담론의 부상, 에이즈 위기에 따른 비판적 여론의 발생 등, 급변하는 사상적 조류에 대한 제도권 미술계의 자발적인 부응 또는 거스를 수 없는 편입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인쇄에 전념하다》 전시와, 미국의 진보와 보수가 팽팽히 대립했던 문화 전쟁에서 엿볼 수 있듯, 각자의 입장과 이념에 따라 정치적 미술에는 서로 다른 해석과 도구적인 활용이 뒤따랐다. 특히 문화 전쟁에서 보수 진영은 국민, 시민,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대중을 위한 미술의 도덕적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실상 모호한 범주에 해당하는 공동체에 대한 강조였으며 오히려 사회적 주체들의 자유로운 참여와 비판을 억압하는 태도와 맞닿았다.
디아 예술 재단은 19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기관의 공적인 전환을 이뤄가던 중에 정치적 미술을 그들의 목적에 유리하게 이용한 지점이 있었기에, 위와 같은 외부의 경향과 무관하지 않았다. GM은 디아 예술 재단이 기관의 공공성을 의식하며 이를 한창 개발하던 시기에 초청되어 《민주주의》라는 프로젝트를 개최할 수 있었다. GM은 《민주주의》에서 작품 전시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인력과 실시간으로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라운드 테이블, 타운미팅 프로그램이 이에 해당했다. 특히 타운미팅은 느슨하고 즉흥적인 진행에 따라 의제에 대한 관객들의 의견 불일치 및 갈등이 종종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앞서 《아메리카나》에서 살펴본 제도의 모방 전략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GM은 타운미팅이라는 미국 사회의 구시대적인 정치 형식을 재전유함으로써 미술 제도권 기관에서 벌어질 수 있는 공론장의 폭을 새로운 지평으로 확장했다. 그들이 보여준 경합적인 공론장은 전시명이 함축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에 다가서기 위한 과정을 일시적으로나마 가시화한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공동체라는 모호한 이름에 가려진 실사회의 상이한 정체성의 존재를 직접 제시하고 환기시킨 것이었다.
1985년, 1989년에 각각 개최된 위 두 전시는 제도에 대한 GM의 의식 변화와, 제도권 전시 공간의 성격적 전환, 그리고 이 모든 요인을 아우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시류 변화가 서로 맞물렸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외부 요건의 변동 속에서도 GM은 관객을 비롯한 다양한 외부의 주체들과 기성 질서의 변화를 이뤄가고자 하는 문화적 행동주의에 대한 신념을 꾸준히 지향했다. 이때의 변화는 사회의 가시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개인 내면의 내재적인 변화까지 의미했다. 문화적 행동주의라는 신념 아래 GM은 활동의 첫 시작을 지역 공동체와 직접 맞닿으며 주민 친화적인 미술을 펼치고자 했다. 그러나 재정 부족과 체력적 한계, 결정적으로 지역 공동체의 소외라는 한계에 부딪힌 GM은 문화적 행동주의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이에 GM이 직접 두 번째 활동 시즌으로도 구분하고 있는 활동기부터는, 그들은 마치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유연하고 실용적인 태도를 기반으로 변화의 가치를 실현해간다.
따라서 GM의 다양한 활동 거점은 행동주의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그들의 시행착오 과정을 드러낸다. 또한 제도권 공간에서 펼쳐진 GM의 전시는, 제도란 고정불변하지 않은 유동적인 장이며 정치적 미술가들에게 그들의 작업을 선보이는 활동 무대이자 비판과 투쟁을 실행하기 위한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예시한다. 이와 같이 제도를 바라보는 관점은 전시 공간이 비단 물리적인 시설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의 생산, 유통, 수용을 결정하는 사회 경제적이고 이념적인 요인을 내포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후대에서 관찰되는 정치적 미술의 현주소는 GM을 통해 살펴본 정치적 미술과 제도 간의 확장된 관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로 정치적 미술은 참여 미술이라는 명칭으로 세계적인 공공 커미션, 비엔날레, 대형 기관의 전시 등에서 상당한 위상을 차지하면서 제도권 현장 곳곳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한편 제도권 바깥에서 위치하기를 지향하는 정치적 미술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경우, 작가들은 그들의 실천이 미술 제도에 포섭될 가능성을 제거하고 사회적 권위주의와 한층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맞부딪히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두 경향의 미술 실천은 서로의 노력과 효과를 저해하지 않는다. GM의 다변적인 포지셔닝에서 볼 수 있듯, 정치적 미술은 저마다의 크고 작은 변화를 이루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 아래 각자의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다.
Language
kor
URI
https://hdl.handle.net/10371/196751

https://dcollection.snu.ac.kr/common/orgView/000000178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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