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얼굴 응시 과제에서 노년기 외로움에 따른 보상 영역 활성화 및 사회연결망 특성의 조절효과

Abstract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로서 소속되고자 하는 기본 욕구를 지니고 있다. 이때 노년기에는 다양한 삶의 사건으로 인해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쉽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 중 주관적인 측면인 외로움은 개인이 추구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 사이의 괴리로 인해 느끼는 주관적인 고통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시적인 외로움에 대해 잘 대처하지만 일부는 잘 대처하지 못하여 외로움이 악화되어 만성적인 외로움으로 변한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외로움은 소속욕구에 위협을 주는 상태로 현재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있음을 알리는 적응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사회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외로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보상적이다. 따라서 외로움을 느낄 경우 인간은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고자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 연결 가능성이 낮을 경우 오히려 사회적 철회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편 사회연결망은 사회자본의 기반이 되며 사회적 자원을 제공해주는데, 그 중 사회연결망의 구조적 특성은 사회적 연결의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노년기 외로움이 마을 주민의 얼굴을 응시할 때 보상 중추 영역으로 알려진 복측 선조체(VS)와 복내측 전전두엽(vmPFC)의 활성화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고, 나아가 노년기 외로움과 보상 영역의 활성화 사이의 관계를 사회연결망의 구조적 특성인 중개자 역할(brokerage)과 배태성(embeddedness)이 조절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의 한 농촌 마을에 거주하는 건강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마을 내의 완전사회연결망을 조사한 뒤 fMRI 실험을 수행하였다. fMRI 실험에서 사용한 과제는 라운드 로빈 얼굴 응시 과제(Round-robin face viewing task)로, 마을 내 실제 사회연결망에 속한 주민의 얼굴 사진과 자신의 얼굴 사진 그리고 여러 명의 사진을 겹쳐 놓은 유령 사진을 하나씩 보여주는 과제이다. 개인의 외로움 수준은 개정된 한국판 UCLA 외로움 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고, 중개자 역할 점유 정도와 배태성의 경우 앞서 조사한 완전사회연결망을 바탕으로 산출하였다. 최종적으로 분석에 포함된 참가자는 심리사회설문과 뇌 영상 촬영을 모두 완료한 참가자 20명이다. 연구 결과, 높은 외로움 수준은 보상 영역 중 복내측 전전두엽(vmPFC)의 낮은 활성화를 유의미하게 예측하였으나, 이 둘의 관계는 사회연결망의 구조적 특성에 의해 달라지지는 않았다. 반면 외로움 수준에 따른 복측 선조체의 활성화는 중개자 역할과 배태성에 의해 유의미하게 조절되었다. 구체적으로 중개자 역할 점유 정도와 배태성이 낮은 노인들의 경우 외로울수록 복측선조체의 활성화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나, 높은 노인들의 경우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노인일수록 사회연결망에 속한 마을 주민의 얼굴 사진을 보더라도 이들과의 관계를 덜 보상적으로 지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양상은 사회자본이 적고 고립되어 있는 노인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외로움에 대한 개입으로 사회연결망 특성을 고려한 개입의 필요성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