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회비 모금제도에 대한 신제도주의적 분석

Abstract

"After its establishment in 1949 as Law No. 25, the Korean Red Cross Society was founded by the South Korean government to serve as a channel for receiving overseas aid to help improve the impoverished living conditions since its inception. To ensure the Red Cross's operations and independence, an administrative system was established to support fundraising efforts for the organization through membership fees.

The system of collecting membership fees was first implemented in 1953, based on a mutually complementary relationship with the government and the guarantee provided by law. It has been maintained since then, allowing for the recruitment of members and the collection of membership fees.

The membership fee collection system was inherently inclined to have compulsory elements, given that it was initially developed under the assumption of government administrative support. In the mid-1990s, issues arising from this compelled nature of fundraising became a social concern. Consequently, the Red Cross Society opted to discontinue the previous practice of fundraising through government employees and introduced a system of voluntary contributions. However, this change did not lead to increased funds; rather, the fundraising amount decreased. The demand for further changes to the system did not disappear.

For the next 20 years, the Red Cross Society maintained this state without offering any significant alternatives. In 2019, it decided to discontinue certain aspects of the current system after three years. During the same period, due to changes in the fundraising environment, numerous private fundraising organizations emerged, focusing their efforts and resources on successful fundraising campaigns. As a result, the total amount of donations in South Korea grew from 1.6 trillion won in 1999 to 14.4 trillion won in 2020, contrasting sharply with the situation of the Red Cross Society.

Based on this context, this study aims to identify the reasons behind the decrease in membership fees for the Red Cross Society compared to other fundraising organizations in the same fundraising environment. It also seeks to understand why the membership fee system became a social issue in the mid-1990s and what factors restricted the reform of the system despite external demands for change. Through the lens of institutionalism and the concept of path dependency, the study analyzes the external changes that influenced the membership fee system and explores the factors that offset and hindered the adoption of voluntary fundraising through government and Red Cross relations.

Based on the limitations of these factors, this study proposes the following points for consideration in the future success of the reform:

Reduce reliance on government support and promote a shift in the Red Cross's internal perception and efforts towards increasing fundraising capabilities. Make bold investments in personnel and organizations to adapt to the changing fundraising environment effectively. Change the government's support for stable funding for the Red Cross from an administrative approach to a more institutional one. Finally, this study's significance and limitations are as follows:

The concept of 'context' as a research methodology has limitations. Since the context is a key variable for explaining the occurrence and changes of institutions or policies, it inevitably involves subjective interpretation by the researcher. In this study, the researcher's strong stance may affect the understanding of the context. The issue of defining the research scope. Depending on how the research scope is defined, the analysis of institutional changes can be different in terms of whether it is path-dependent or not. The theoretical characteristics may impose limitations on the analysis. In this study, historical institutionalism and path dependency, as presented by Ha Yon-seop, were mainly used as theoretical backgrounds. However, various researchers offer similar concepts and explanations regarding the types and causes of historical institutionalism. Thus, the use of different terms and explanations may vary depending on the researcher's perspective."

대한민국 정부는 출범 이후 열악한 민생을 돕기 위해 해외원조를 받기 위한 창구로 1949년 법률 제25호로 대한적십자사를 설립하였으며, 적십자의 운영과 자립을 위해서 행정기관이 대한적십자사의 재원조성을 지원하는 형태의 적십자회비 모금제도를 함께 마련하였다. 적십자사는 정부와의 상호보완적인 관계와 이를 보장하는 법률에 근거하여 적십자회비 모금을 1953년에 첫 시행하였으며, 당시의 추진체계를 현재까지 유지하여 회원모집 및 회비모금을 실시하고 있다. 적십자회비 모금제도는 추진체계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정부의 행정지원을 전제로 하였기에 모금의 강제성이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1990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로 인한 문제가 사회쟁점화 되기 시작하였으며, 적십자사는 기존의 공무원대행모금을 중단하고 전면자율납부제를 도입하는 제도변화를 선택하였다. 2000년에 시작된 전면자율납부제도는 시행초기부터 여러 논란을 일으켰으나 별다른 변화 없이 20년간 유지되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모금논란과 모금액 감소라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2019년에 3년 후 지로를 이용한 세대주 대상 모금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같은 시기 모금환경 변화에 따라 다수의 민간모금단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모금에 인력과 예산을 집중한 이들 단체의 성공적인 모금활동에 힘입어 우리나라 기부금 총액은 1999년 1.6조원에서 2020년 14.4조원으로 성장하는 상반된 결과를 맞이하였다. 위의 현상에 기반하여 본 연구에서는 동일한 모금환경에서 다른 모금단체와 달리 적십자회비 모금액이 감소한 원인, 1990년대 중반부터 적십자회비 모금제도가 사회쟁점이 된 원인, 외생적인 변화요구에도 불구하고 회비제도 변화를 제약한 원인을 파악하여 미래의 제도성공을 위한 고려사항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대상은 적십자회비 모금제도변화이며, 연구의 범위는 전면자율납부제도가 시작된 2000년부터 제도중단을 결정한 2019년으로 한정하였다. 연구 분석은 적십자회비 모금제도에 영향을 미친 외생적인 변화를 구조와 행위자 수준에서 분석하고, 적십자회비 모금제도의 개편과정에서 외생적인 변화요구를 상쇄, 굴절시킨 원인을 정부와 적십자 관계의 특성에서 찾으려 하였다. 연구의 이론적 배경으로 역사적 제도주의에서 강조하는 제도적 맥락과 경로의존성의 개념을 이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1990년대 후반 우리 사회는 기부금품법 개정, 기술의 발전, 기부세법 개정으로 민간모금단체가 본격적으로 성장하였고,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적십자회비 모금제도를 구성하는 행위자의 인식을 변화시켰다. 행위자의 인식변화로 인하여 적십자회비 모금제도의 특징을 묵과하지 않게 되었으며 적십자회비도 다른 단체와 같이 자발적 성금으로 변화할 것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둘째, 적십자회비 모금제도는 출범 초기부터 현재까지 행정기관의 지원에 의존하여 모금액을 유지ㆍ성장시키려는 제도적 맥락에 발견되었다. 이러한 제도적 맥락이 외생적 변화요구를 굴절시켜 제도변화의 경로를 제한하였다. 셋째, 적십자회비모금 제도변화의 제한요인을 밝히기 위해 선행연구에서 도출한 경로의존성 5가지 원인을 준거로 분석하였으며, 권력의 불균형, 변화비용과 유지비용의 비교, 복잡한 현실과 인식의 제약, 제도의 점착성, 제도의 상호의존성이 제도변화를 제한한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위의 분석결과를 통해 적십자회비 제도변화의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경로의존의 주요 원인으로 나타난 행정기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적십자사가 자체적으로 모금역량을 높이려는 내부의 인식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새로운 제도변화를 선택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모금환경에 맞는 인력과 기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셋째, 적십자사의 인도주의 사업은 대중모금에 의해서만 재원을 마련할 수 없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적십자의 안정적 재원마련을 위한 정부의 지원방식을 행정력으로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제도적 차원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의의 및 연구한계는 다음과 같다. 연구방법론으로서의 맥락에 대한 한계가 존재한다. 맥락은 제도나 정책의 발생과 변화를 설명하는 주요 변수이지만 객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본 연구에서도 맥락을 파악하는데 연구자의 주장이 강하게 작용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둘째, 연구범위 설정의 문제이다. 연구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제도변화에 대한 분석이 경로의존인지 경로창조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바뀔 수 있다. 셋째, 이론적 배경에 따라 분석의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하연섭이 정리한 역사적 신제도주의와 경로의존성의 개념을 주로 활용하였다. 그러나 역사적 제도주의 유형과 원인 등에 대한 유사한 개념을 설명하는 연구자가 다양하게 존재하며 각자의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