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화된 개의 개-되기 - 카프카의 ｢어느 개의 연구｣에 나타난 연구자 개와 그 타자의 관계 연구

Abstract

카프카의 ｢어느 개의 연구｣에는 이성적이고 자아에 대한 분명한 의식을 지닌 연구자 개가 서술자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연구자 개가 작품에서 만나거나 소문으로 알고 있는 음악가 개, 공중견, 사냥꾼 개들은 지금까지 주로 부정적인 맥락에서 해석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이들이 독립된 존재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동시에 연구자 개의 또 다른 자아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들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에 따르면 음악가 개는 삶을 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삶의 예술가이고, 공중견은 겉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처 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이면에서 고도로 집중하며 무언가를 해내는 아웃사이더이고, 사냥꾼 개는 이성적인 자아인 연구자 개를 사냥감으로 삼아 사냥한 후 그를 새로운 생명체로 태어나게 하는 마법사이다. 연구자 개는 자신 속에 이러한 낯선 타자들을 내포하고 있는데, 그가 자신의 단일한 정체성을 극복하고 이러한 잠재성을 현실화할 때 이들로의 변신이 가능하다. 이러한 변신은 특히 가부장적 법과 질서를 뒤흔드는 가모장적인 생성기제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