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법제사소고

Abstract

한 나라의 구조와 특징을 알려면 무엇보다도 법체계를 아는 것이 첩경임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듯이, 북한을 알려면 북한법의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법에 관한 자료의 부족 국내 법학계의 불여유(不餘裕)로 인하여 북한법에 관한 연구가 그리 많이 축적되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근년의 급진전된 남북대화와 함께 북한법의 이해가 절실하게 요청되어 연구자들 사이에는 상당한 고무적 분위기에서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도 80년대 초반부터 10여년간 북한법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모으고 논문과 저서를 발표하여 왔는데 정공이 법사상사학(法思想史學)인 관계로 주로 북한법의 전체적 구조와 사상적 특징을 규명하는 데에 주력하였다. 나름대로는 이러한 관점에서 대체적인 파악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그에 따라 수많은 의문점과 연구과제를 의식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북한법이라 불리우는 한반도 북반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법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검토해 보고자 한다. 북한법의 형성과정을 총체적으로 정리하는, 이른바 북한법사(北韓法史)는 이번에 처음 이루어지는 것이라 하겠다. 북한에 최근 새로운 입법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 이 때, 북한법의 역사적 전개를 총체적으로 검토해 보는 것은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