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적 법치국가와 아나키 -U. Klug 교수 추모에 부쳐-

Abstract

화사한 봄 분위기도 물러서는 이때면 그처럼 수려한 학문적 업적을 남기고 4년전 바로 이맘때(1993. 5. 7) 80세로 세상을 뜬 저명한 법리학가인 클룩(U. Klug) 교수를 새삼 추억하게 된다. 특히 그의 법치국가와 아나키에 대한 통찰이 우리의 현실과 비교되어서인지 머리에 떠올려진다. 그는 일찍부터 자유민주적 법치국가의 이념형적, 철학적 국가상은 질서잡힌 아나키(geordnete Anarchie)임을 줄곧 깨우치려 했다. 사실 아나키에 대한 통상적인 관념밖에 가지지 못한 탓에 처음에는 그것이 하나의 환상을 쫓는 듯이 여겨졌으나, 만년의 그와의 우연한 짧은 만남 이후 타계 직전까지 보내 준 몇 차례의 감동적인 서신 때문인지 차츰 그 진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제 그의 이데를 따라 몇자 적어 추모코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