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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s l'invocation de Chunhyang : 춘향의 가호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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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Juttet, Jean-Noel; CHOI, MIkyung

Issue Date
1998
Publisher
서울대학교 불어문화권연구소
Citation
불어문화권연구, Vol.8, pp. 143-150
Abstract
고전 작품들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경우, 번역자는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 어려움은 고전이라는 점에서 시대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과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번역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1870년 완판본, 열녀훈향 수절가(Le Chant de la fidèle Chunhyang, 최미경/장-노엘 쥬떼 번역, Zulma, 1999)를 불역함에 있어서 춘향이 생명을 걸고 이도령에 대한 절개가 나아가 스스로에게 한 충실성이 아니라 출발어로 쓰여진 원본에 대한 충실성을 의미함)을 지켜야 한다는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었다. 행복한 결망에 이르기 위해 여주인공이 겪은 만큼의 고통스런 고문 과정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전 원본의 이해 과정과 그 언어가 암시적으로 또는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의미와 고유의 문화를 다른 문화권의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동일한 효과를 갖는 재표현들을 찾아내는 데에 나름대로 고뇌를 해야 했다. 특히 문학 작품 번역일 경우, 한 작품에는 그 작품이 생산된 언어권의 문화가 깊이 배어있는 까닭에 번역에 있어서의 충실성은 문화의 전달에도 적용된다. 1892년 이미 춘향전이 프랑스에 소개되었지만 그것은 홍종우가 들려준 줄거리를 조셉 앙리 로니 Joseph-Henri Rosny)가 번안한 것으로 엄격한 의미의 번역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로니의 번안작은 일반 원작을 존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독자에 대한 충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번안 작업은 이국적 정서의 작품을 프랑스 독자들에게 소개하던 세기말 풍조에 기인한 시도였을 뿐이다. 이후 1 세기 동안 춘향전을 불어권 독자들에게 소개된 적이 없다. 그러나 한국인의 집단 상상력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극, 만화, 판소리, 국극, 창극, 영화 등의 장르를 통해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재해석되는 춘향전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문화 자산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공동 자산으로 불어권에 진작 소개되었어야 할 문학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자들은 최초로 정식으로 된 번역을 시도하면서, 신재효 판소리본의 영향을 받았고, 현존 하는 판본중 가장 문학적이라 여겨지는 완판본 열녀춘향 수절가를 원본으로 삼았다. 화자가 갑자기 등장하여 발언한다거나, 대화 부분, 묘사 등에 있어서 판소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체, 정치한 묘사, 탁월한 산문적 필체, 풍부하게 인용된 한시 등은 이 판본의 문학성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바로 열녀춘향 수절가의 수려한 문학성으로 부각되는 특징들 때문에 번역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 불쑥 인용되는 한시를 어떻게 번역할까? 상대적으로 한국의 문화와 관습 등에 익숙하지 않은 불어권 독자들에게 어떻게 문화적인 암시와 문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번역자들은 아름다운 춘향이 갇혀 있던 출발이라는 언어의 감옥에서 (결코 남원의 변사또의 감옥 만큼 잔혹하거나 비극적이지 않지만) 춘향을 자유롭게 해사 그 절개나 격정에 있어 덜함이 없이 도착어로 다시 생명감과 빼어난 미를 부여해줌으로써 시대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먼 이국의 독자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 문학 작품을 부족하나마 소개하고자 시도했다.
ISSN
1975-3284
Language
French
URI
https://hdl.handle.net/10371/88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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