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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 생활보장 시스템에 관한 의미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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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현윤경

Advisor
박명규
Major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Issue Date
2014-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신뢰기반”“생활보장 시스템”“의미론”“틀 문화”“장 구조”“전체적 포섭”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사회학과, 2014. 2. 박명규.
Abstract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일본에는 생활에 대한 보장은 확실하다고 대체로 기대할 수 있는 신뢰기반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 신뢰기반 덕분에 일상적인 결정을 할 때 선택범위는 한정되어 결정에 따른 리스크가 흡수되었다. 결정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지만 일본인들은 리스크를 자각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미래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위 1998년 문제라 불리는 사회적 병리현상의 가시화, 예를 들어 자살자의 증가와 니트(NEET)의 증가, 사회적 히키코모리의 증가 등은 이 자명성이 깨어졌다는 신호가 되었다. 이후 일본의 사회적 병리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그 원인이 1997년 일어난 금융위기에서 찾기보다는 기존의 신뢰기반에서 이미 조성되고 있었다고 본다. 이렇듯 신뢰기반을 회의하는 시각에서 이것이 형성되는 조건을 분석한다.
분석은 N.루만의 사회시스템 이론의 방법론에 의거한다. 이 방법론의 가장 큰 특징은 대상을 정태적으로 파악하는 도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동태적 대상을 고찰하기에 적절하다는 점이다. 루만은 도식을 사용해서 시스템과 환경의 차이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이 방법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 실재하는 저대로 나타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즉, 시스템/환경-차이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학적 관찰(2차 등급의 관찰)의 입장에서 시스템이 현재화되도록 한 구조적 조건(의미규정)이 무엇인지를 탐색적(발견적, heuristic)으로 고찰한다. 시스템 자체는 어떠한 조건으로 현재화되었는지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시스템의 맹점에 접근해서 자체의 생성 구조를 자각시키는 시도이다.
본 연구는 생활보장 시스템을 자조·공조·공조(自助·共助·公助)에 의해 생활보장에 관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면서 형성되는 (창발적) 질서로 정의하고, 이 생활보장 질서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의미규정)를 탐색한다. 또한 본 연구는 이 구조에 영향을 주는 문화(사회적 기억)를 일본의 풍토적 측면에서 틀 문화로 규정하고, 이 문화에서 나온 구조로서 장(場)을 주목한다. 장은 틀로 인해 와 구별된 다. 더불어 장 에서는 과 가 구별된다. 그리고 틀 문화에서 개인은 를 형성하는 개인으로 존재한다. 본 연구는 일본의 신뢰기반이 이 구별의 에서 의미론적으로 조건부여되어 형성되었다고 본다. 일본의 생활보장 질서는 장 구조의 의미론 동태와 밀접하다고 보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장 구조의 제약을 통해 생활보장에 대한 신뢰기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장 구조가 생활보장에 대한 신뢰기반을 조성한 한편으로 어찌해서 개인을 취약한 상태에 머무르게 했는가.
본 연구는 복지관을 지표로 생활보장 질서를 전전과 전후로 크게 나누고 각각 세 시기로 구분한다. 즉, 전전은 자선구제관, 사회적 연대, (전시)국민후생으로, 전후는 생존권을 위한 공적부조, 복지국가, 일본형 복지사회로 구분하여 각 시기에서 형성된 생활보장 질서와 의미론의 관계를 살펴본다.
각 시기의 생활보장 질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 포섭인 장 구조, 즉 구조는 패전이라는 큰 환경 변화에서도 변하지 않고 전전에서 전후에 걸쳐 일관되게 사회구조로 유지되어 왔다. 자선구제관부터 일본형 복지사회에 이르기까지 환경 변화에 대응해서 복지관은 변하고 생활보장 질서의 양상은 변해 왔으나, 그 형성은 구조의 의미론 변화로 이뤄졌다. 개인 또한 일관되게 를 형성하는 개인으로 고정되고 자립적·주체적인 개인으로서 존재하지 못했다.
분석 결과, 일본의 특징적 양상은 루만이 말하는 근대 이전의 를 주도차이로 하는 분절 분화된 사회의 특징과 많은 유사점을 가진다. 이 자신을 표현하기보다 내에서 특정한 불변적 속성을 지닌 존재로 남은 채 있는 그대로 분수에 맞게 행동하면 생활이 보장된다는 신뢰를 품는다. 이 신뢰는 일본의 생활보장 질서 혹은 분절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데, 루만은 이를 자연발생적인 신뢰라고 말한다. 일본의 생활보장 질서는 이런 신뢰를 육성하는 신뢰기반인 것이다. 그런데 자연발생적인 신뢰를 낳는 생활보장 질서는 가동적(可動的)인 환경에는 취약하다. 그 동안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 변화가 구조의 의미론상 대응만으로도 대처할 수 있는 변화에 불과했음을 말해준다. 1990년 중반 사회적 병리현상의 표면화 이후 일본이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이제 구조로는 예전처럼 신뢰기반을 형성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즉, 사회구조의 변화가 요구된다. 사회구조의 구조에서 구조로 전환은 의 개인에서 으로 변화를 수반한다. 이렇듯 개인성이 확립되어 이뤄지는 신뢰를 루만은 인격적 신뢰라고 말한다. 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새로이 형성되는 생활보장 질서는 이 인격적 신뢰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일본에서 사회구조의 전환은 쉽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장 구조는 일본의 풍토에서 나온 틀 문화의 영향을 받은 사회구조로서 긴 세월을 걸쳐 일본사회의 자명성을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체적 포섭인 장에 귀속되어야 자기규정할 수 있는 개인에게도 개인성 확립이란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사회가 전체적 포섭인 장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체 형성 조건을 인식해서 스스로를 대자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시스템으로서는 자체 형성 조건이 맹점이기에 스스로 볼 수 없다. 생활보장 시스템의 형성 조건을 드러내는 본 연구는 시스템/환경-차이가 어떻게 구조적으로 조건부여되는지 고찰함으로써 시스템이 접근할 수 없는 맹점, 즉 자체 형성 맥락에 접근한다. 이는 전체적 포섭인 장을 상대화시키는 전제 작업이라는 의의를 갖는다. 전체적 포섭을 상대화시키기란 쉽지 않은데 일본사회가 이를 극복해서 자각적으로 사회구조 변화를 이룰 수 있을지 여부가 미래에 대한 확실한 기대를 제공하는 신뢰기반 형성의 관건이 될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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