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리드 워맥(Donald Reid Womack) 작곡 가야금 독주곡 <도깨비> 분석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도널드 리드 워맥(Donald Reid Womack)의 가야금 독주곡 <도깨비>에 대해 분석한 논문이다. 작품 개관과 조현법에 대해 살펴보고, 곡의 전체 구조 및 세부적인 단락별 연구를 통해 선율 및 리듬 진행, 음악적 표현과 주제와의 연관성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작곡가는 한국 민속의 신화적 존재인 도깨비를 주제로 잡아 본 곡 <도깨비>를 작곡하였다. 작곡가가 해석한 도깨비의 특성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조현법과 넓은 간격의 도약과 마디별 연속적인 박자 변화, 셈여림 대비의 극대화, 왼손의 전성 표현과 오른손의 악센트를 이용한 강조 효과 등을 곡 전체에 적용하였다. 둘째, 악보에 기재된 빠르기 및 지시어를 기준으로 곡의 구조를 초반부, 중반부, 후반부로 구분할 수 있다. 초반부와 후반부는 빠르고 규칙적인 리듬의 반복을 통해 도깨비의 가장 대표적인 특성인 장난스러운 이미지를 음악적으로 표현하였고, 곡의 중반부는 도깨비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였다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형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곡의 전체적인 구조를 주제 선율의 변화 및 새로운 동기의 출현기준으로 단락을 나눈 결과 [A] 단락부터 [E] 단락까지 총 5개의 단락으로 나누었으며 앞서 제시된 단락과 선율 진행의 거의 흡사한 [A] ,́ [B] ,́ [C] ́ 단락을 발견할 수 있다. 셋째, <도깨비>의 선율 진행을 분석한 결과 본 곡은 단락별로 동기 역할을 하는 작은 단위의 음형들이 출현하고 이를 제시, 확대 및 변형시키는 과정을 거치며 선율이 진행됨을 발견할 수 있다. 기본이 되는 음형의 리듬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음정에 변화를 두어 규칙적이지만 연속적인 느낌은 피할 수 있었고, 전반적으로는 악곡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하였다. 또한 마디별 박자 변화로 인해, 제시된 동기 음형을 공통적으로 가져가면서 앞뒤 선율을 첨삭하여 구조를 확장 또는 축소 시키거나, 같은 악절을 반복하되 중심음이 점차 상행하여 곡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등 제시된 동기 음형을 기준으로 한 다양한 변형 양상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도깨비>의 선율 진행에 있어 동기 음형의 반복 및 변화가 중요한 요소임을 밝혀냈다. 넷째, 본 곡에는 현대적인 다양한 연주법이 등장하는데 작곡가는 이러한 주법들을 통해 곡의 분위기를 다채롭게 형성하고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미분음 사용, 양손을 이용해 악기를 두드리는 타악기적 요소, 바르톡 피치카토, 줄을 손톱으로 긁어 소리 내는 주법, 안족 기준 왼쪽 부분을 글리산도 하는 등 참신한 연주법을 지시하여 소재와의 연관성을 높이고, 작곡가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였다. 또한 선율만을 연주하던 가야금의 기존 연주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효과음을 첨가해 연주함으로써 곡의 몰입감을 높이고 듣는 이로 하여금 주제를 보다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작곡가는 곡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 부분에 도깨비의 가장 대표적인 성격을 묘사하고자 하였고 그 안에 세부적인 특징들을 음악적으로 표현하였다. 동기 음형의 반복 및 변형과 현대적이고 과감한 연주법을 통해 소재가 가진 한국 전통적 이미지를 외국인 작곡가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하였으며, 산조가야금이 가진 고유의 음색과 주법을 유지하면서 본인의 음악적 어법을 적용하여 곡의 주제를 분명히 전달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가 이 곡을 접하는 연주자들과 작곡가들의 연주와 해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더 나아가 국악계에 국내외 작곡가들의 다양한 창작 활동과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