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 개념의 출현과 도학적 도통 관념의 함의

Abstract

도통(道統) 관념은 학통(學統), 정통(政統) (또는 治統) 등의 관념들 과 더불어 중국 철학사 및 사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논의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 개념어의 다양한 출처 및 그 함의를 밝혀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통에 관한 기존 연구는 대부분 주희 또는 주희 이후 그 문인들에 의해 확립된 도통 관념의 고정된 틀 안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 이유는 물론 도통 개념이 주희 및 그 문인에 이르러 비교적 빈번히 사용되기 시작하 였으며 그 철학적 함의 또한 점차 구체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통 관념에 관한 선행 연구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도통 계보 안 에 포함된 특정 인물들의 철학 이론을 분석하고 그들 간의 사상적 연관 성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도통 관념 자체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다기보다 이미 전제 된 도통 계보라는 형식 안에 포함된 특정 이론 내지 철학적 논의를 주된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도통 학설에 관한 이론적 탐구의 성격을 띤다. 주지하듯 그 안에는 리기(理氣), 태극동정(太極動靜), 천리인욕(天理人欲), 도심인심(道心人心) 등의 주제가 포함되며 도통 관념 형성을 둘러싼 역사 적, 사상사적 의의가 다소 희석된 순수철학적 담론이 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