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쟁점 활용 사회과 수업이 다문화 시민성에 미치는 효과

Abstract

한국사회의 다양성은 급격하게 심화되고 있다. 현재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은 지금보다 더욱 다문화화된 사회에서 살게 될 것이다. 다문화 사회에서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적절한 개념을 갖고 바람직한 태도와 실천 의지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는 학생들이 민족과 인종을 초월한 개방적 태도를 형성하고 다른 민족이나 인종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문화 현상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소수자 집단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주류 사회 구성원들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고 보다 개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 및 태도의 변화를 위해서는 다문화 관련 제도의 정비와 정책 등과 아울러 교육적 측면의 노력을 통한 새로운 시민사회문화의 형성도 중요하다. 다문화 시대의 시민교육은 국가 중심의 시민교육으로부터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혁명 이후 18-19세기 국민국가들은 구성원들을 국가의 주권자인 시민으로서 양성하기 위한 국민교육을 시작하였다. 이전의 교육이 자유로운 교양인의 양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국민국가의 교육은 국가구성원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담당하는 데 필요한 자질 함양이 중점이 되었다. 다문화사회의 도래로 시민교육은 과거의 국민성 함양을 우선시하는 동화주의 교육에서 다문화주의 교육으로의 방향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전의 국민성 중심의 교육은 소수자 혹은 이주민에 대해 소외·분리 혹은 동화주의를 표방하였다. 그러나 다문화주의 교육은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사회통합을 추구하며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교육 기회의 평등과 학업 성취의 평등을 보장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사회과 교과학습을 통해 다문화 현상과 다문화 구성원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인식, 태도, 행동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목적은 사회과의 주요 목표로 다문화 시민성의 함양을 제안하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교수-학습 활동이 갖는 교육적 효과를 확인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에서 출발하여 일차적으로 도출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문화 쟁점을 활용한 교수-학습은 다문화 현상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는가? 둘째, 다문화 쟁점을 활용한 교수-학습은 다문화 현상 및 다문화 구성원을 수용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데 기여하는가? 셋째, 다문화적 쟁점을 활용한 교수-학습은 다문화 구성원과의 사회적 교류에 대한 효능감을 길러주는가? 넷째, 다문화 쟁점을 활용한 교수-학습은 기존의 전통적인 설명 중심 수업을 대체할 만한 상대적인 강점을 가지는가? 다문화 교육의 목표인 다문화 시민성은 인지, 정서, 행동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된다. 첫째, 인지적 측면에서, 다문화학습의 목표는 타문화의 의미, 특성, 가치를 반성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둘째, 정서적 측면에서는 다문화의 가치와 정체성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문화의 가치를 인간 존엄, 평등, 정의의 관점에서 수용하고 존중하고자 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셋째, 행동적 측면에서 다문화 학습의 목표는 타문화를 존중하는 의식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문화적 문제 및 갈등 상황에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요구된다. 쟁점 중심 수업은 사회과의 오랜 전통으로 민주적이면서 다원적인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습자들을 준비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쟁점이란 사회적으로 찬·반 의견이 나누어져 있고 그 결정의 여파가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다수의 대중에게까지 미치며, 여러 개의 대안 중에서 어느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를 말한다. 쟁점 중심 수업이란 이러한 사회적 쟁점을 다루면서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선택 가능한 대안에 대한 선택의 근거를 제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교수-학습 과정이다. 본 연구는 유사 실험 연구로 중등학교에서의 다문화 수업이 어떤 효과를 미치는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에 소재한 2개 고등학교에서 2014년 5월 동안 실험을 실시하였다. A고등학교는 남학생 학급 2개 학급과 여학생 학급 2개 학급이 참여하였으며, B고등학교도 동일한 수의 학급이 참여하였다. 인원수를 보면 2개 학교에서 총 262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이 중 처치집단으로 참여한 학생은 130명, 비교집단으로 참여한 학생은 132명이었다. 처치집단은 다문화 쟁점을 중심으로 한 수업을 4차시로 수행하였다. 비교집단은 설명 중심 다문화-교수 학습을 4차시 이수하였다. 다문화 쟁점 중심 수업과 설명 중심 다문화-교수 학습은 각각의 결정적 속성을 반영하여 설계하였다. 총 4차시의 다문화 쟁점 중심 수업을 실시한 결과 다문화 시민성의 인지적 측면과 행동적 측면의 함양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결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의적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다문화 쟁점을 활용한 다문화 수업은 전통적인 설명 중심 수업에 비해서 다문화 시민성의 지식적 측면과 행동적 측면의 함양에는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검증되었다.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다문화 시민성 함양을 위한 쟁점의 활용을 제안한다. 다문화 시민성은 문화적 다양성의 증가라는 공동체의 현실에 적절히 대처할 줄 아는 시민적 능력이다. 다문화적 쟁점의 이상적인 활용은 해당 쟁점과 관련된 사회적 사실과 개념을 이해하고, 가치를 분석·선택·정당화 하며, 관련 행동을 구체화해 보는 과정을 포함함으로써 다문화 시민성의 함양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