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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후연극의 탈재현주의적 양상 연구 : A Study on the irrepresentational aspect of Korean post_war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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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영석

Advisor
양승국
Major
인문대학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Issue Date
2016-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전후연극재현탈재현주의드라마투르기수행성극적 언술 행위연극의 의사소통텍스트-상연의 관계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협동과정 공연예술학전공, 2016. 2. 양승국.
Abstract
본고는 1950년대 후반의 한국연극에 나타난 탈재현주의적 양상을 고찰한다.
1910년대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기간에 한국의 근대극은 사실적 재현의 문법을 고수해 왔다. 그것은 현실 대상에 대한 여실한 묘사를 통해 모종의 연극적 진실이 확보될 수 있다는 재현에의 믿음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 이러한 믿음 하에서 재현의 대상, 텍스트, 상연, 그리고 관객의 수용은 순차적이며 위계적인 관계를 맺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곧 텍스트는 대상을, 상연은 텍스트를 통해서 다시금 대상을, 그리고 관객은 자신의 인식 속에서 궁극적으로 대상을 재현해 내어야 하는 구도가 형성되었다. 사실적 재현은 이러한 재현주의 미학을 실현하는 유일하고 강력한 표현법이었고, 이때 관객은 해석과 구현이 완결된 채 제시되는 표현의 결과물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전후의 한국연극에는 이러한 연극 문법에 변화가 일어났다. 여기에는 연극의 의사소통을 구성하는 발신자, 수신자, 그리고 약호의 변화가 내재되어 있었다. 발신자로서 극작가들은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이전과는 현실을 보는 눈을 달리했고, 극중 현실을 객관적인 양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주관에 의해 구성되는 상대적인 것으로 묘사했다. 수신자로서 새로운 관객이 등장했다. 전후 사회의 모순 속에서 시민이라는 새로운 사회 주체가 출현했고 대학 교육의 급성장으로 대학생이 문화 향유의 주체로 떠올랐다. 약호의 차원에서는 새로운 소통방식이 요청되었다. 영화와 라디오 드라마의 부상에 따라 연극은 극적 재현의 형식을 대표했던 이전의 지위를 상실했고, 이에 따라 연극의 고유성에 대한 재인식이 요청되었다.
전후연극에서 새로운 연극성은 사실적 재현에 귀속되어 있던 연극의 수행적 측면을 가시적으로 표출하는 방향에서 모색되었으며, 연극의 의미는 재현 대상에 대한 이해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의 수행 방식과 무대와 객석 사이의 의사소통의 성격을 그 요건으로 삼기 시작했다.
희곡에서는 작품이 상정하고 있는 무대-객석 간의 의사소통의 방식이 형식적 차원에서 직접 형태화되었다. , , 는 개방적인 서사구조로, , , , 는 언술방식의 다각화로, , 는 메타적 기법으로, 이전의 연극이 보여주었던 일방적 소통 관계를 허물고 무대 위의 기호에 대한 관객의 능동적인 독해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이들 희곡은 전쟁이 야기한 문제, 전후사회의 실상, 4.19의 성과에 대해 단선적인 규정이나 상식적인 평가에서 벗어난 다각적인 인식을 촉구한다. 또한 인물의 심리적 영역이나 실존적 측면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이들 희곡의 새로운 소통 전략이 궁극적으로 지향한 것은 관객이 연극을 통해 동시대 현실과 인간에 대한 사유의 주체가 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공연에서는 텍스트, 그리고 관객과의 관계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텍스트에 대해서는 상대적인 독자성을 가진 기호체계로서의 성격을 획득해 나갔으며 관객에게는 능동적인 독해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연기의 영역에서는 공연 기호로서의 배우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프롬프터가 추방되면서 공연의 진행은 텍스트의 개입 없이 배우의 책임 하에 이루어졌다. 분장이 유연해지면서 배우의 신체적 특징이 직접 드러나게 되었다. 그것은 배우의 신체적 특징을 소거하고 텍스트가 상정한 재현 대상의 자질만을 전경화했던 이전의 형상화 문법에서 탈피하여 배우의 특성을 공연의 요소로 인정하게 되었음을 뜻한다.
연기 방법에서는 감정의 절제와 자연스러운 행동 구축이 추구되었으며, 관객을 감정적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연기자가 구현하는 극행동에 대한 해석의 주체로 삼고자 했다.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에서는 사실의 재현이 아니라 관객의 독해를 필요로 하는 상징적 기호로서의 연기가 시도되었다.
무대미술이 독자적 영역이라는 인식이 출현했으며, 사실성의 변형과 생략을 통해 텍스트의 지시와 양식적 성격에 일의적으로 따르지 않는 무대디자인이 이루어졌다. 에서는 극중 공간의 재배치를 통해 텍스트 내용에 시각적 맥락을 부여했고, 에서는 사실성을 소거하여 공간을 추상화하는 디자인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디자인을 통해 무대미술은 단순히 시공간적 배경을 제공하는 데에 국한되지 않고 관객의 능동적인 인지 활동의 대상이 되고자 했다.
연출에서도 독자적인 공연 기호의 구축이 추구되었다. 에서는 텍스트와는 다른 공간 배치를 통해 상연의 드라마투르기를 실현했고, 에서는 구체음악, 회화의 영사, 다큐멘터리 영상 편집 등 텍스트에 지시되어 있지 않은 매체와 기법을 가미하여 무대 기호의 콜라주를 시도하였다.
전후연극에서는 이처럼 의미 생성의 요건이 대상의 재현에서 무대와 객석 간의 소통 방식으로 확대되었으며, 대상-텍스트-상연-관객 수용에 이르는 의미 생성의 과정에서는 재현주의의 이념에서 벗어난 개방적인 관계 모색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전후연극은 한국연극에서 연극성의 지평이 확대된 연극사적 변곡점을 이룬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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