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cations

Detailed Information

한국건축의 해석에 적용된 축(軸) 개념의 가능성과 한계 : The Possibilities of the Concept Axis in the Interpretation of Korean Architecture in the 20th Century

Cited 0 time in Web of Science Cited 0 time in Scopus
Authors

채우리

Advisor
전봉희
Major
공과대학 건축학과
Issue Date
2015-02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축(軸)축 개념정인국안영배공간론가람배치유교건축궁궐건축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건축학과, 2015. 2. 전봉희.
Abstract
축은 보편적인 건축언어로서 건축 관련 배치를 설명하는 단편적인 서술에서뿐만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의 다이어그램의 기록, 추상적인 공간을 설명하기 위한 어휘, 또는 건축의 유형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건축에서 축이라는 단어 혹은 축과 관련된 개념은 어떤 위상을 가지며 그 외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축이라는 근대의 건축언어는 어떻게 정의되고, 사용되어왔는가. 한국에서 축이 담론화되기 시작한 시기는 언제이며, 축이라는 건축언어가 등장하기 전까지 축 개념은 어떻게 구현되어 왔는가. 본 연구는 한국건축의 해석에 있어 축이라는 키워드가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축에 대한 정의나 적용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또한, 한국의 전통적 조영 원리와 근대의 건축언어인 축 개념은 어떻게 연관되며, 이와 관련하여 한국건축이 어떤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즉, 본 연구는 한국건축의 해석에 있어 축을 사용하는 서술자의 의도에 주목하여, 축이라는 서술적 도구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서양에서 건축 공간에 대한 인식이 본격적으로 담론화된 것은 1800년대 이후이며, 공간 개념이 인간과 공간, 시간 사이의 관계를 인간의 지각적 감각을 통해 설명하려는 공간지각론으로 발전되어 나가면서 대두된 하위 개념 중의 하나가 축이다. 19세기 에꼴 데 보자르식 건축 훈련 과정에서 축은 설계의 보편성을 가능케 하는 계획 도구로 그리드와 함께 사용되기도 하였고, 추상적인 공간 개념과 기존 건물을 분석할 때 서술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서술과정에서 언급되는 공간과 축은 실체가 아니라 관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공간 내에 삽입된 인간의 의식을 통해 인식된다.
축 개념이 공간과 공간의 연결 관계, 혹은 점과 점의 연결 관계에 대한 고찰에서 형성되었음을 감안하면, 동아시아의 전통적 조영 원리의 여러 개념을 축과 관련지어 볼 수 있다. 축은 기본적으로 선(線)적인 요소이기에 방향성, 중심성, 대칭성 등의 속성을 가지며, 공간 질서를 확립하고 인간의 시지각적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성질들은 축이라는 키워드의 등장과 더불어 생겨난 것이 아니라 태고부터 존재하였으나 다른 방법으로 구현, 또는 설명되어 왔다. 고대 동아시아의 천문지리관 중에서 오행설의 경우는 오행 사이의 관계 고찰을 통해 만물의 질서체계를 이해하고자 한 결과물로, 주요 요소들 간의 관계에 주목하는 경향은 이때부터 드러난다. 유교사상이 반영된 남면의 원리, 불교우주론의 수미산설과 만다라, 풍수지리관에 속하는 좌향론과 형국론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방향성이 나타나고, 그 중에서도 수미산설과 만다라는 수직적 축을 중심으로 모든 체계가 성립되는 등 구심성을 강조한다. 또한, 주종(主從)관계를 반영하는 남면사상이나 좌우개념, 그리고 주위 환경을 통해 땅의 혈을 찾아내어 건물의 입지를 결정짓는 풍수지리관에서는 동서남북의 방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한국의 다양한 전통적 조영원리는 그 본질에 있어서 축의 성질과 직간접적으로 유사하거나 동일하다. 하지만 하나의 개념으로 수렴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한국건축의 해석에 있어 축의 사용 방식을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1974년 출간된 정인국의 『한국건축양식론』을 필두로, 한국건축사의 연구 중 일부에서는 건축 배치를 유형화하기 위해 중축형(中軸型, 重軸型), 교축형(交軸型), 병렬축형(竝列軸型) 등 배치축의 성질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를 사용해왔고, 이러한 배치 유형의 특징을 사상적 표현의 결과물로 연관짓기도 하는 등 포괄적으로 축 개념이라 지칭할 수 있는 해석의 흐름이 존재해왔다. 이러한 연구 동향은 불교건축, 궁궐건축, 유교건축, 능묘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되는데, 물론 학자의 연구 목적과 대상, 접근 방법에 따라 축 개념이 적용된 배경이나 사용 방식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축 개념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 분야는 사찰건축의 배치에 대한 연구이다. 정인국과 안영배는 축형의 세분화를 이끌어내어 초기 축 개념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만, 축선을 건축군의 평면적 배치에 적용하여 유형 분류를 위한 기준으로만 사용하였다. 반면, 이후의 연구들은 축을 사상적 발현의 도구로 인식하여 축 개념을 외재적인 사상적 논리와 연관짓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김봉렬의 연구는 불교 종파별 특징과 축선의 성질을 연결지어 고찰함으로써 축 개념이 활용될 수 있는 범주를 확장시켰다. 이렇게 축은 배치를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키워드인 동시에 형태에 따라 다양한 공간감을 조성하는 공간의 성질로 인식되는 등 다수의 연구 대상을 분류하고 유형화할 때 사용될 수 있는 효과적인 분류기준이다. 하지만, 사찰건축의 연구에 적용된 축선의 성질은 사찰 건립 당시의 조영 원리나 사찰 구성의 변천 과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실제 사찰 이용자인 신도들이나 승려들의 공간 이용 행태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다소 한계를 가진다.
한편, 유교건축의 연구에서는 축형의 세분화나 인간의 동선을 의미하는 진입축이 강조되기보다는 축의 상징적인 의미에 주목한 사례가 많다. 축은 유학사상의 禮를 위한 위계적 질서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거나, 성리학의 윤리적이고 수직적인 사회질서를 확립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대칭적 질서를 낳는 도구로 인식된다. 또한, 음양오행론이 서원의 배치에 구현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에서는 음양오행에 해당하는 요소들의 균형을 잡기 위해 중축이라는 물리적 형태가 드러나는 것으로 본다.
궁궐건축의 해석에는 축 개념이 훨씬 더 빈번하게 사용된다. 경복궁의 주요 전각은 정형적이고 대칭적 질서를 보여주는데, 사회적 위계 질서의 반영뿐만 아니라 의례 형식을 위해 엄격한 동선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 궁궐의 영조목적을 차별적 의례의 공간적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한 조재모는 축을 강조하기보다는 군주의 위치로 인해 결정되는 중심성 및 차별적 위계의 물리적 구현 여부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반면, 안영배의 궁궐배치에 관한 설명은 관찰자의 시선 및 동선 등의 지각적 경험을 중요시하여, 축의 설정이 만들어내는 공간감에 대한 관찰자적 서술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영배의 해석에는 공간 개념과 축이라는 키워드, 음양오행론, 평면 배치와 인체 구조의 비유 등 다양한 해석 방식이 혼재하고 있다.
이렇게, 축 개념을 활용한 해석과 이외의 개념을 활용한 해석을 비교 고찰해본 결과, 한국건축의 해석에서 축 개념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첫 번째는 공간을 인식하기 위해 대입된 인간의 시지각적 공간 경험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3차원적인 공간 분석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지만, 초기 사례들은 관찰자적 시점의 주관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두 번째는 건물군의 주요 요소들을 연결하는 구성축을 평면적으로 분석하여 다수의 연구 대상을 직선축형, 곡선축형, 교축형, 병렬형, 자유형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축은 배치론적 접근 방식의 연구에서 일차적 분류 체계로 사용되지만, 단순한 분류 기준으로서의 역할만을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다수의 연구 대상을 하나의 기준 아래 수렴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도구이지만, 각 학자들의 적용 방식에서 나타나는 차이로 인해 보편적인 기준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서서히 서술도구로서의 힘을 잃게 되었다. 마지막은 축이 유형 분류의 도구를 넘어서서 배치 상의 상징적 의도를 반영하는 계획의 도구로 인식되는 경우이다. 축이라는 기하학적 질서의 물리적 구현이 천문지리관이나 유교사상, 불교 교리, 풍수지리관 등 당대의 사회적 질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다양한 조영 원리에 대한 고찰을 통해 평면 구성의 원리를 찾고자 하는 연구가 이에 해당한다. 이 논문은 결국 축 개념을 사용한 한국건축 연구 사례들의 분석을 통해, 축이라는 건축언어가 가지는 한국건축의 해석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목표로 하며, 더 나아가 축과 그와 함께 수반되는 부수적인 개념들 간의 관계에 대한 탐구라 하겠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24092
Files in This Item:
Appears in Collections:

Altmetrics

Item View & Download Count

  • mendeley

Items in S-Space are protected by copyright, with all rights reserved, unless otherwise indicated.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