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입문기 표기 교육 연구

Abstract

이 연구는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표기 교육의 필요성을 고찰하고, 홍콩 지역 한국어 학습자들의 표기 오류 원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입문기(入門期) 표기 교육 교수·학습 방법과 내용을 모색하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입문기는 언어 학습에서 초급 학습의 준비 과정으로서 향후 학습의 기반을 이루는 단계이다. 한국어는 표음 문자인 한글을 사용하므로 입문기 한국어교육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표기와 발음에 관한 기초 지식과 표기의 인지 능력, 즉 기초 문식성을 함양하는 데에 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단순히 표기를 독음하기 위한 것도 표기를 해당 소리대로 환원(還元)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언어의 표기(문자)에 담겨 있는 의미(생각과 뜻)를 이해하기 위하여 또한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글을 읽고 쓰는 것이다. 따라서 표기는 문자 언어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수단이며, 표기 교육은 언어 학습의 기반임이 틀림없다. 한국어교육 입문기에서 기초 문식성 혹은 문자해독(文字解讀) 능력이란 한글 자모, 나아가 단어를 올바르게 읽고 쓰며, 아울러 표기의 뜻과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입문기 표기 교육의 목적은 학습자들이 한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올바르게 사용하며, 표기의 뜻과 전달하는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의 함양에 초점을 둔다. 한국어 입문기 학습자들의 표기 인지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이 한국어 표기를 인지하는 과정, 즉 소리-표기의 해독과 의미-소리-표기의 해독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고는 실제 학습자들의 표기 오류를 유형별로 구분하여 오류의 발생원인별로 분석함으로써 오류의 특성과 표기 인지의 실패 이유를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홍콩 한국어 입문기 학습자(320명)를 대상으로, 그들의 표기 오류의 양상에 따라 오류를 자형 오류(표기의 자형 인지 실패), 음운 오류(표기의 소리 인지 실패), 의미 오류(표기의 형태에 담겨 있는 의미, 단어의 의미 인지 실패, 단어의 의미 변별적 특질의 인지 실패)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 세 가지 입문기 학습자 표기 오류를 발생원인별로 모어 간섭, 공용어 및 제2 언어에 의한 간섭, 목표어 발달 오류, 학습 전략 오류의 네 가지로 분석하였다. 오류 사례 수집은 받아쓰기를 주된 자료로 하였으며, 자형 오류의 전모를 보다 상세하게 살펴보기 위하여 보고쓰기에서 나타나는 자형 오류도 함께 분석하였다. 또한 학습자 모어 발음 오류에 의한 음운 오류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듣기 자료도 첨가하였다. 입문기 표기 교육은 학습자 표기 오류의 원인 분석 결과에 따라 소리-표기의 인지 능력 함양과 의미-소리-표기의 인지 능력 함양의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홍콩 입문기 학습자를 위한 표기 교육을 설계하였다. 표기 교육의 내용은 학습자들의 특정 표기 오류 유형의 개선을 위하여 구성하였으며, 교수·학습 방법의 설계는 학습자 실제 표기 오류의 활용, 목표어와 학습자 모어와의 대조분석, 바른 표기 의식의 함양, 음절 성분 개념의 종합적 강화 학습, 인터넷 통합 교육에 초점을 두었다. 표기 교육의 목표는 학습자들이 능동적으로 한국어 학습에 참여하고, 표기 인지 능력뿐 아니라 표기를 올바르게 쓰는 의식을 상승시키는 데에 있다. 입문기 표기 교육 교수·학습 방법과 내용의 효과는 사전 및 사후의 설문지와 심층 면접, 그리고 비교 집단을 통하여 총 5학기에 걸쳐 점검하였다. 본고는 한국어교육에서 표기 교육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한국어 입문기부터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함을 주장하였고, 표기 교육의 초점은 기계적인 반복 연습이 아니라 학습자들의 표기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본고는 한국어 학습자의 기초 문식성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그에 적합한 표기 교육 내용을 학습자 실제 표기 오류 유형과 원인 분석 결과에 따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이에 적합한 교수·학습 방법을 구안하여 제시함에 의의가 있다. 향후 입문기뿐 아니라 다른 학습 단계와 다양한 언어권 학습자를 대상으로, 표기 교육의 내용 설계 및 방법을 위계화, 체계화시킬 수 있는 후속 연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