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 중심의 시간 표현 교육 연구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시간 표현을 문법 범주의 한 영역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필자 및 화자의 주관성을 실현하는 언어적 장치로 기능한다고 보고, 텍스트 층위에서 시간 표현을 선택하게 되는 맥락 요인과 각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는 양상을 분석하여 이를 문법 교육의 내용으로 체계화하였다. 이는 필자 및 화자의 생각이 언어화되는 과정에서 선택되는 문법적 기제들이 맥락으로 설명될 수 있는 필자의 주관성에 바탕하고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맥락 중심의 시간 표현 교육이 이루어질 때, 학습자는 텍스트에 선택된 시간 표현을 탐구함으로써 그에 내재된 의미를 해석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으며, 표현 의도와 맥락에 맞게 적절한 시간 표현을 사용하는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Ⅱ장에서는 문법 교육에서의 맥락이 어떤 방식으로 정의되어 왔는지 고찰하고, 현행 시간 표현 교육을 반성적으로 검토하여 맥락 중심의 시간 표현 교육 내용을 마련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맥락 중심의 시간 표현 교육은 성취 기준의 진술로만 머물고 구체화된 교육 내용으로 제시된 바가 없어 피상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텍스트 내에서 역동적으로 작용하는 시간 표현에 주목하는 교육 내용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맥락의 개념을 정립하였다. 이에 문법 교육에서 유의미한 맥락은 독자 및 청자가 특정한 문법 형태에 주목하고 왜 그러한 문법 형태를 선택했는지를 텍스트의 의미와 관련지어 해석하는 과정에서 작용하게 된다. 특히 문법 교육에서 사회문화적 맥락을 논구할 때, 이러한 맥락이 실현될 수 있는 지점을 장르성이라고 보았다. 시간 표현이 맥락과 긴밀한 관계를 이룬다는 점을 주목하여 본고는 시간 표현을 발화시와 사건시의 관계만으로 설명하는 것이 실상 시간 표현을 선택하는 화자의 인식을 배제한 정의라고 보고, 관점(viewpoint)을 고려하여 시간 표현을 재정립하였다. 그리고 관점을 사건을 서술하는 화자의 시․공간적 위치로 정의하였다. 이는 맥락이 중심에 있는 언어활동이 시간성과 공간성을 부여받는 것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나아가 이러한 연구가 시간성이 언어화되는 과정을 탐색함으로써 학습자 국어 인식의 확장을 도모할 수 있고, 시간 표현을 선택 가능한 문법 형식으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있음을 밝혔다. Ⅲ장에서는 시간 표현을 선택하는 데 개입하는 맥락 요인을 텍스트의 장르성, 화자의 관점(viewpoint), 텍스트 내용 구조로 유목화하고, 보도 텍스트와 학습자가 생성한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각각의 요인이 시간 표현의 선택에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학습자 인식 측정지를 통해 이를 재확인하였다. 우선 텍스트의 장르성 층위에서는 텍스트의 시간적 방향성 고려하기, 텍스트의 문체적 특성 고려하기를 세부 요인으로 도출하였다. 화자의 관점(viewpoint) 층위에서는 필자 및 화자의 초점 대상에 따라 관점 이동하기, 독자와 청자의 수용 가능성에 따라 관점 이동하기를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 텍스트 내용 구조의 층위에서는 사건 관계에 따라 시간 표현 선택하기, 명제와 상황의 관계에 따라 시간 표현 선택하기를 선정하여, 각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도식화하였다. Ⅳ장에서는 Ⅲ장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맥락 중심 시간 표현 교육의 목표를 시간 표현 방식의 이해를 통한 분석적 인식력 신장, 텍스트 차원의 시간 표현 사용을 통한 언어 사용 능력 신장, 텍스트 차원의 시간 표현 사용을 통한 사회적 실천력 신장으로 설정하였으며, 이 중 텍스트 차원의 시간 표현 사용을 통한 언어 사용 능력 신장을 구체적 교육 목표로 두어 실제 교수-학습 차원에서 교육 내용을 체계화하고자 하였다. 이때 맥락 요인은 시간 표현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요인이 중층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이러한 교육 목표를 바탕으로 교수-학습을 설계할 때 텍스트 중심의 구현이 필요하며, 시간 표현 교육은 이해와 표현의 통합적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후 신문 보도 텍스트, 소설 및 수필 텍스트, 학술 텍스트, 자기소개서를 대상 텍스트로 삼아 교수-학습 활동을 구성하였다. 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텍스트의 장르성과 텍스트의 시간적 방향 확인하기, 텍스트의 시간적 방향성을 바탕으로 화자의 관점이 개입된 언어적 요소에 주목하기, 텍스트의 장르적 특성과 관련하여 시간 표현의 적절성 판단하기, 텍스트에 서술된 사건과 화자의 관점 간 관계를 통해 시간 표현 선택 양상 따져보기, 명제-상황의 속성과 화자의 관점 간 관계 활용하기로 구안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학습자는 시간 표현이 텍스트의 장르성에 따라, 화자의 관점(viewpoint)에 따라, 텍스트 내용 구조에 따라 어떻게 변칙적으로 사용되는지를 전략적으로 살피고 활용하는 능력을 신장할 수 있다. 본고는 시간 표현에 관한 교육 내용을 학습자의 시간 표현 사용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마련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또한 실제성이 확보된 텍스트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고, 학습자의 언어 사용과 인식을 바탕으로 한 실증적 논의를 통해 교육 내용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결국 시간 표현을 사용 차원에서 논구함으로써 지금껏 경직되게 적용됐던 문법 교육의 맥락 개념이 유연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나아가 텍스트중심의 문법 교육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