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징병제에 관한 헌법적 연구

Abstract

근대국가의 형성 과정에서 폭력의 독점은 하나의 주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폭력의 사용과 관련하여 군사기술, 사상, 양식 등의 발전은 지배방식과 권력관계 등의 변화를 요구하였고 이는 근대국가의 발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국가가 폭력의 독점을 관철하는 과정에서는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인적･물적 자원의 대규모의 동원(動員)과 같은 양상이 전개되었다. 그 과정에서 효과적인 자원의 동원과 유지를 위하여 통치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통치자는 직접 피지배층과 접촉하게 되었고 보다 효율적인 통치를 위하여 중앙집권적 행정체계의 형성이라는 근대국가의 표징(標徵)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자원의 동원을 요구하는 자와 요구받는 자 사이의 협상이 불가피해지면서 권력관계도 달라지게 되었다. 협상은 정치적인 권리의 획득과 이어지는 것이었고 전에는 없었던 제도 등을 창출하였다. 이 논문은 이러한 근대국가의 발전 과정이 유럽의 역사적 맥락에서 유효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경우에는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를 문제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리하여 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친 일본의 경험을 폭력의 독점 과정에 집중하여 먼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일본에서 이러한 과정은 징병제에 바탕을 두고 있었으므로 본문에서의 논의는 징병제를 중심으로 하였다.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들어선 천황 정권, 즉 일본제국(일제)은 징병령을 통하여 국민개병(國民皆兵)의 징병제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패망할 때까지 징병제를 바탕으로 군비확장을 이어나갔다. 일제의 징병제와 이와 관련된 법제는 당시의 구조적인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일제의 군대는 징병제를 기반으로 하는 군대였지만 국민의 군대는 아니었다. 이는 일제의 헌법이 권력관계의 변화와 그 의미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채 근대국가를 설계하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권력의 통제에 취약하였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법제와 관련해서는 유럽으로부터 거의 이식에 가까운 영향을 받았지만 일제는 근대국가의 발전과 관련하여 유럽의 맥락에서 획득한 의미와는 다소 다른 결 위에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일제의 경험은 식민지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일제의 징병제는 식민지 조선에도 확대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또한 특유의 양상을 드러내었다.

State monopoly on violence(Gewaltmonopol des Staates) is a key point of the formation of the modern state. With respect to the use of violence, the development of military technology, idea, style, etc. was demanding changes in ruling system and power relations, and it was closely related to the development of the modern state. In the process of state monopoly on violence, the massive mobilization/conscription like never before was developed, and the ruling system changed in order to mobilize and maintain resources effectively. The rulers became to have contact with the subjugated class directly, and the formation of centralized administrative systems for effective governance which is a sign of the modern state was appeared. In addition, the power relations became to change because of inevitable bargaining between rulers who demanded mobilization and subjects who were demanded. The bargaining was connected to acquisition of civil and political rights and created new systems. If the process of the development of the modern state is valid in the context of European history, it may be asked whether it is also in the East Asian. This dissertation takes this question as a point of departure and studies the Japanese experience which had influenced on the East Asia centering on the process of state monopoly on violence first. Additionally, the process in Japan was based on the conscription, the discussion therefore focuses on the conscription. With the Meiji Restoration as momentum, the Empire of Japan was established. After that, the government adopted the universal conscription system enforcing conscription ordinance(Chōheirei). The conscription and the related laws, however, had exposed the structural contradiction in the Empire of Japan as it was. Moreover, the military was not the nations, even though it was based on the conscription. It is because the constitution of the Empire of Japan tried to found the modern state without understanding the meaning of a change of power relations properly, and also had structural vulnerability on the control of the power. With respect to the laws, even though it had been exceedingly influenced by Europe, it seemed that the Empire of Japan accepted them on a little different context from the European. Furthermore, these experiences had just an effect on the colony. The conscription of the Empire of Japan was expanded to Chosen, the colony, and the characteristics were revealed in the expa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