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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원주민의 다중정체성과 정치행태: 볼리비아와 과테말라의 종족정치 비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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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전상희

Advisor
임경훈
Major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정치학전공)
Issue Date
2015-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종족정치종족성의 중요도집단행동프레임행위자의 정체성 설정볼리비아과테말라
Description
학위논문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정치외교학부 정치학전공, 2015. 8. 임경훈.
Abstract
본 연구는 중남미 국가 중 원주민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볼리비아와 과테말라에서 종족정치의 성패가 극명하게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두 국가의 원주민 인구 비중은 약 40~60%로 원주민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볼리비아에서는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 선출되고 원주민 기반 정당이 원주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과테말라 종족정치는 원주민 출신 후보가 연속된 대통령 선거에서 3% 미만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원주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가에 따라 종족정치에 대한 중남미 원주민들의 정치행태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원인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한 사회의 소수자 집단이 해당 집단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활동 혹은 사회운동에 지지하거나 무관심, 반대의 태도를 갖게 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원주민 집단의 상이한 내부적 조건에 따라 형성되는 다중적 정체성에 주목하며, 기존 연구에서 간과해온 이질적 원주민 행위자의 정치적 선택과정이 종족정치 발전양상의 다양성을 이끈다는 점을 주장한다. 기존 연구들은 종족정치의 등장과 발전을 결정하는 다양한 물리적, 제도적 요인을 통해 거시 구조적 분석을 제시하거나, 정치과정이론을 바탕으로 원주민의 동원유인을 밝혔다. 그러나 앞선 연구들은 유사한 구조 하에서 나타나는 종족정치의 다양한 양상을 아우르지 못하고 경험적 반례로 반박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의 근본적 원인은 원주민의 정치적 선호나 정치행태에 대한 일반화로, 원주민 행위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간과한 데 있다. 원주민 집단의 이질성을 고려하지 않은 앞선 연구들은 종족 집단에 대한 원주민의 정치적 지지를 당연시하거나 정치행태의 방향성을 단일하게 전제한다. 이에 본 연구는 집단 내 다중적 정체성을 지닌 행위자들의 정치판단과 선택과정에 대해 연구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논문은 과정추적 연구방법을 통해 종족성에 대한 구성주의 논의를 원주민 정치행태 분석에 연결하여, 행위자의 정치적 상호작용과정을 중심으로 대안적 분석틀을 도출했다. 집단행동프레임과 행위자의 정체성 설정 논의를 토대로 도출한 분석틀에 따르면, 원주민의 정치행태는 다중 정체성 중에서 종족성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지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종족정체성의 중요도는 외생사건과 정치혁신가의 프레이밍에 의해 결정되고, 두 변수의 영향력은 집단의 내부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론의 타당성은 경험적 사례를 바탕으로 국가간 비교연구를 진행하여 입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볼리비아 원주민의 경우에는 새로운 농민조합 모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전통적 사회조직 형태를 강력하게 유지하던 아이마라인들을 중심으로 종족사회와 문화에 대한 위협을 강하게 인식했다. 이에 따라 종족 이슈를 부각시킨 종족조직이 효과적으로 원주민 대중의 동원을 이끌 수 있었다. 경제적 긴축정책 시기 원주민들의 경제적 위기의식이 고조된 경우에도 정치혁신가들이 원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경제이슈를 선점하여 효과적으로 원주민 대중과 연대할 수 있었다. 반면 외생사건마다 원주민의 관심사를 이슈에 반영하지 못한 좌파 운동가들의 호소는 원주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였다.
한편, 과테말라에서는 계속적인 국가 폭력과 경제 위기 속에 원주민들 간에 계약 노동자로서의 계급적 집단의식이 공유되었고, 종족성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도시화를 겪은 범 마야운동 지도자들은 점차 원주민 대중과 경제적 격차가 벌어졌고, 정치적 불안정 상황에서 안전을 도모하는 전략을 택해 문화적 종족성 이슈에만 천착하였다. 결국 범 마야운동 지도자들은 원주민 대중과의 연대에 실패했고, 지도부에 대한 원주민들의 불신임이 이어졌다. 이에 반해 과테말라의 좌파 조직들은 계급적 정체성으로 원주민 행위자들을 프레이밍하며 동원전략에 성공하였다. 정리하면, 원주민 행위자의 상이한 내부적 조건에 따라 외생사건과 프레이밍에 의해 종족성 중요도가 증가한 경우 원주민 행위자는 종족 조직에 대한 강한 정치적 친밀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원주민 조직에 가입하거나 원주민 후보에 투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원주민 대중의 종족성 중요도가 감소한 경우 상대적으로 증가한 계급이슈를 선점하는 조직에 전략적으로 연대했다.
종족정치는 오늘날 중남미 사회의 변화를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종족정당은 중남미 사회에서 주변적 존재에 머물던 원주민 집단의 대의성을 제고시키며 사회의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끌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정치학에서 소홀했던 중남미 지역연구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본 연구는 원주민이라는 라벨(label) 하에 간과되어온 행위자들의 이질적 상황과 요구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정치적 상호작용을 통해 한 집단의 경계가 새롭게 형성되고 갈등 구도가 변화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인종, 성별, 세대, 계급, 종교, 사상 등 다양한 기준을 둘러싼 현대 사회의 균열과 그 정치동학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사점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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