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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문학 형성기의 여행서사 연구
A Study on the Traveling Narrative of Formation Period of Morden Korean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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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이지훈
Advisor
김종욱
Major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Issue Date
2017-08
Publisher
서울대학교 대학원
Keywords
풍경유학순례취미시찰관광1인칭 서술자종결어미문체여행서사공간인식공간재현
Description
학위논문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2017. 8. 김종욱.
Abstract
본고는 근대 초기 여행이 유학, 시찰, 관광, 순례 등 새로운 경험으로 다양하게 확대되는 양상을 중심으로, 여행을 통한 공간 인식과 재현 형식이 당대 글쓰기 및 서사 양식에 미친 영향을 밝히고, 여행기와 소설 등을 포함하는 여행서사에서 공간, 주체, 타자가 재현되는 양상 및 그 의미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행은 공간적이고 문화적이며, 담론적인 동시에 정치적인 경계를 뛰어넘는 행위이고, 경계 넘기를 통해 타자를 상상하고 주체를 구성하는 기획이다. 그것은 다양한 글쓰기 형식으로 나타나면서 경험과 재현 사이의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의 근대문학을 형성, 추동한다. 이러한 논의는 여행이 근대성과 근대적 주체, 근대 문학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기제 중 하나이며, 특히 식민주체의 여행은 제국의 여행과는 다른 형식 및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근대 초기 여행기는 경험적 글쓰기를 위한 유용한 서사 형식이었으며, 다른 한편에서 여행의 경험은 허구적 서사 양식인 소설로 재현되기도 했다. 조선이나 일본, 혹은 서구를 향한 여행 경험이 여행 주체의 인식과 내면을 새롭게 형성시키고, 그것이 다양한 서사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면, 이는 경험적, 허구적 글쓰기를 포괄하는 여행서사라는 개념으로 의미화 될 수 있다. 근대 초기 거의 모든 소설가는 동시에 여행자로 존재했으며, 그들은 경험적, 허구적 양식을 자유롭게 오가며 자신의 여행 경험을 어떻게 재현할지 고민했다. 공간과 타자, 주체에 대한 경험과 재현 사이에서 경험적 여행서사와 허구적 여행서사는 담론, 문체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교섭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19세기 후반에서 192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근대문학 형성기는 미정형의 글쓰기와 문학 형식들이 공존하며 경쟁하는 가능성의 시기였다. 당대 경험적 여행서사와 허구적 여행서사는 여행이라는 경험을 중심으로, 여행 주체의 내면 형성 및 언문일치체를 통한 1인칭 고백체 글쓰기 양식의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긴밀히 영향을 주고받았으며, 그것을 통해 여행서사의 미학적 특성을 형성해 나갔다. 이러한 관계는 1920년대 이후 여행기가 수필의 하위 장르로서 그 의미가 고정되고, 근대소설의 미학과 양식이 독자적으로 확립되면서 분리되기에 이른다. 이처럼 여행서사의 관점에서 한국 근대문학 형성기를 살피는 것은 다양한 서사 양식이 주고받는 영향 관계의 드라마와 함께, 문학적으로 드러나거나 혹은 결국 드러나지 못했던 근대 초기 문학의 가능성들을 새롭게 조망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본고의 2장에서는 19세기 후반 시작된 일본이나 서구 등 근대적 세계로의 유학이 당대 새롭게 나타난 여행 형식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유학을 통해 창작되기 시작하는 여행기의 새로움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한 새로움은 경계넘기의 형식인 여행을 통해 근대적 문명의 공간을 인식하고 재현하는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제국의 주요한 여행 형식이 모험이나 탐험이라고 할 수 있다면, 여전히 전근대적 세계에 속해 있던 조선의 여행자들은 유학이라는 여행 형식을 통해 먼저 새롭게 문명을 익혀나가야 했다. 유학-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관찰이나 경험보다는 지식의 측면에서 대상이나 공간을 인식하고 형상화한다는 점이다.
특히 조선시대 견문록의 전통이라는 측면에서 을 고찰하면서 이 단순한 백과사전적 지식의 담론 체계가 아니라, 당대 지리적 지식과 지정학적 공간을 인식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었던 여행기 형식이었다는 점을 논의하고자 했다. 여기서 유학생 유길준의 독특한 신분과, 관비유학이라는 유학의 형태가 중요하게 검토되었다. 1905년 이후에는 사비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학보의 출판이 본격화되었다. 학보에는 유학생들의 일상적이거나 개인적인 여행 경험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며, 그것이 정치적인 사건, 의미와 강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점은 근대 초기 경험적 글쓰기가 가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당대 유학이 지배적인 여행 형식이었다면, 다른 한편에서 조선에서 가능하지 않았던 모험이라는 여행 형식은 다양한 모험소설의 번역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나아가 이러한 공간 인식을 바탕으로 당대 여행서사의 세 가지 공간 재현의 측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첫째, 견문록인 에서 새로운 문체를 통해 공간을 재현하는 방식이다. 유길준은 국한문체를 통해 대상을 새로운 언어로 포착하는 것과 동시에 도상학적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둘째, 사비 유학생들의 여행기에서 나타나는 시각의 변화와 재현의 양상이다. 이들은 다양한 감각을 통해 일상을 인식하고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감각적 표현을 통해 이를 재현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유학을 허구적으로 서사화한 신소설에서 공간이 재현되는 방식이다. 신소설에서는 역사적 맥락과 공간을 강하게 결합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문명을 향한 식민지인의 공간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3장에서는 1910년 이후 여행에 대한 관념이 확산되면서 여행 및 여행기의 독서가 일종의 취미가 되고, 활동사진 등을 통해 풍경이 미적으로 인식되면서 감각적 주체가 탄생되는 과정을 살폈다. 실제 여행은 대중화되기 어렵다고 할지라도 신문과 잡지를 통해 여행기와 여행지의 사진이 널리 보급되었고, 여행과 여행기의 독서가 하나의 취미로 자리잡게 된다. 근대적 취미는 주체의 미적인 능력이나 판단과 밀접히 관련되는 것으로서, 여행 취미의 탄생은 명승지가 새롭게 부각되고 여행지의 미적인 풍경이 주목되는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여행은 여행자의 미적인 감수성을 기르고 심신을 수양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으며, 이 지점에서 여행기와 소설이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나게 된다.
신소설 작가인 최찬식, 번안작가 조중환뿐 아니라 이광수 등은 자신들의 실제 여행 경험을 통해 여행기를 연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소설을 창작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의 명승지나 미적인 풍경, 여행지가 소설의 무대로 적극적으로 재현되기에 이른다. 여행기와 소설은 공간, 배경 및 대상에 대한 감각적인 인식과 재현이라는 측면에서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경험적 여행서사에서 여행하는 경험주체와 글쓰기의 서술주체가 긴밀히 결합된다는 점은 중요하다. 당대 소설에서는 새롭게 1인칭 서술자 형식이 활발하게 실험되고 있었는데, 이광수, 조중환 등은 여행 및 여행기의 창작 경험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1인칭의 허구적 여행서사를 창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서사와 공간 재현, 1인칭 서술자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 주목할 수 있다. 첫째, 여행 및 사진을 통한 미적인 풍경의 관찰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일으킨다. 풍경의 관찰은 주체와 대상과의 분리를 전제하고, 이를 통해 주체는 대상 세계를 구성, 통제하며 객관적으로 관찰, 재현할 수 있게 된다. 둘째, 해외여행을 통한 제국과의 대면은 식민 주체가 자신의 내면을 형성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서구에서 고백(confession)이 자신의 죄를 성찰하고 고해를 의례화시키는 형식이었다면, 식민 주체는 수치심이라는 독특한 (탈)주체적 감정을 경험한다. 이는 죄의식과는 다른 측면에서 식민지적인 내면을 형성했다. 셋째, 당대 경험적 여행서사에서는 다양한 1인칭 서술이 실험되고 있었으며, 그것은 소설에 적용되어 1인칭 서술자를 확립하는 계기가 된다. 1인칭 서술을 위해서는 언문일치체의 성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면, 여행기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언문일치체 형식은 복수의 서사형식이라는 측면에서 당대의 문학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지점에서 경험적 여행서사와 허구적 여행서사는 서사적으로 구별이 불가능할 만큼 가까워진다.
4장에서는 1910년대 이후 본격화된 대규모의 정책적, 상업적 단체 여행인 시찰, 관광에 대해 살피고, 이것이 1920년대 국토순례라는 여행 형식으로 식민지 조선에서 의미화되는 양상에 대해 논의한다. 관광은 개인의 욕망에 의해 자유롭게 선택되는 근대적 상품의 일종이지만, 근대 초기 일본의 경우 단체관광을 통해 전승지인 만주와 조선을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제국의 지위를 구축하고 있었다. 관광에서는 모험과 탐험의 태도가 강조되었으며, 조선은 야만적 여행지로 새롭게 발견되었다. 한편 조선의 여행자들은 일본을 시찰하면서 일본이라는 외부의 문명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열등한 존재로 규정한다. 이를 통해 식민지의 여행이 갖는 성격 및 한계가 드러난다.
1910년대 여행기 및 사진 등의 확산을 통해 여행지가 익숙해지는 과정은 근대적 관광의 본질 즉 알고 있는 것을 찾는 행위를 가능하게 하게 한다. 1920년대 이후 새롭게 나타난 국토순례의 확산은 이런 측면에서 식민지에서 여행이 대중적으로 정착되고, 여행기 형식이 독립적인 글쓰기 양식으로 자리잡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국토순례는 시찰이라는 여행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며, 근대적인 형식의 관광을 통해 지리산, 금강산, 백두산 등 민족적 명소를 순례하고 그것을 통해 국토를 새롭게 상상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식민지 조선에 나타난 본격적인 근대적 관광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국토순례는 과거의 역사적 시간을 적극적으로 현재화하면서 국토를 상상하고, 그 균열을 드러낸다. 국토순례는 민족국가의 상징적 형식, 장소를 발견하는 것과 동시에 민족으로 의미화되지 않는 이야기의 흔적들을 수집하고 있으며, 국가의 내적 분열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서사화하는 것이다.
한편 1910년대 미적인 풍경으로 자연을 의미화하는 경향은 1920년대 여행기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 자연주의 논쟁을 통해 염상섭은 이러한 경향과 단절하면서 근대소설의 미학을 완성하고 있다. 은 여로형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식민지 현실과의 대면을 통한 수치심과 자기구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당대 여행기와 많은 유사성을 갖는다. 하지만 서사 내에서 사실과 허구가 교섭하고, 경험적 주체와 서술적 주체를 극적으로 분리시키는 회상의 구조를 통해 경험의 동시성을 추구하는 여행기와 결정적으로 분화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여행서사는 담론적, 미학적 측면에서 1920년대 이후 경험적 여행서사인 여행기와 허구적 여행서사인 소설로 완전히 분화되는 것이다.
Language
Korean
URI
https://hdl.handle.net/10371/137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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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ge of Humanities (인문대학)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국어국문학과)Theses (Ph.D. / Sc.D._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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