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법』의 도덕교육적 함의

Abstract

본 연구는 롤스(John Rawls)의 『만민법』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바탕으로 『만민법』의 도덕교육적 함의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와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만민법』관련 내용이 삽입된 단원의 서술을 분석하여,『만민법』의 인권 개념 및 해외 원조와 국제주의에 대한 논쟁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안하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비판적 문해력(critical literacy)을 갖추어 세계 사회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우선 롤스의 『만민법』에 나타난 국제적 정의관의 특징에 대해 논하고, 특히 『만민법』에서의 국제적 정의관이 그의 『정치적 자유주의』에서의 논의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롤스의『만민법』에 대한 비판적 논의들을 탐구하였다. 마지막으로, 현행 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에서 만민법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구체적으로, 『만민법』의 인권 개념을 활용하는 탐구 활동 자료를 구안하였으며, 해외 원조를 둘러싼 롤스와 지구적 평등주의자들 간의 논쟁, 국가 중심적인 롤스의 국제주의와 세계 시민주의의 논쟁을 활용한 교과서 탐구 활동을 자료를 제시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이어 2015 개정 고등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에서는 세계 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 시민성과 공동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여러 이론적 근거와 함께 구체적인 방안의 탐구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모두에서 빈곤과 해외 원조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조를 둘러싼 논쟁을 의무와 자선의 논쟁에 초점을 맞추어 다루고 있는 점과 국제주의와 세계 시민주의의 단순 비교와 차이점에 대한 서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제시될 수 있다. 『만민법』에서 인권은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논의로 다루어지는 개념이지만 교과서에서 인권에 대한 롤스의 주장은 구체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만민법』의 바탕이 되는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만민법』의 인권 개념 및 해외 원조와 국제주의에 대한 논쟁을 고등학교 도덕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해외 원조에 대한 롤스의 주장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롤스의『만민법』에 대한 종합적이고 비판적인 이해, 특히 그의 인권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권과 원조의 의무를 함께 이해하면 해외 원조에 대한 롤스의 핵심 주장, 즉 원조의 목적 내지 범위에 대한 논의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해외 원조와 관련하여 지구적 평등을 강조했던 베이츠와 포기 등의 세계 시민주의자들과의 논쟁이 함께 소개되어야 한다. 원조의 목적과 범위에 대한 롤스와 세계 시민주의자들의 차이와 이에 대한 논쟁은 원조를 의무와 자선의 관점 중 어떤 것으로 봐야 할지와는 또 다른 성격의 논쟁으로 해외 원조에 대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과 근거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견해를 구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아가 이는 지구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보편적이고 도덕적인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할 뿐만 아니라 비판적 문해력을 통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와 세계 사회를 바라보는 롤스와 세계 시민주의와의 차이점 역시 논쟁을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한 국가의 시민이면서 세계 사회의 시민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국경과 영토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전 지구적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 국가의 구성원으로서도 권리와 의무를 지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국제 관계를 이해하는 롤스의 관점과 세계 시민주의 각각을 이해하고 어떤 면에서 어떤 관점이 더 적절한지 혹은 어떤 근거로 비판할 수 있을지 자신의 입장을 세워나가야 한다. 이에 원조에 대한 논쟁과 마찬가지로 국제주의와 세계 시민주의의 논쟁을 통해 비판적 관점에서 각각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Based on a critical review of Rawlss The Law of Peoples (LP), this study aims to propose its implications for ethics education. In LP, Rawls offers a political conception of international justice beyond the individual state by extending his theory for domestic justice as fairness represented in Political Liberalism. In particular, he provides a modified view of a hypothetical contract device whereby the contracting parties are representatives of peoples who can choose the fundamental principles and norms of international law and practice. Rawlss LP has received much criticism for its key assumptions that the parties who choose principles of global justice are not individuals but peoples (i.e., the inadequate use of the term peoples) and that members living in well-ordered societies do not owe to the members of other societies the same sort of justice that they owe to one another (i.e., an anti-cosmopolitan stance). In the light of such criticism, this study analyzes how Rawlss discussions on international justice elaborated in LP are interpreted in high school Life and Ethics and Ethics and Thought textbooks. On the basis of the textbook analyses, this study also suggests the ways in which Rawls central ideas in LP and its criticism, including Rawlss support for basic human rights, the debates between internationalism and cosmopolitanism, can be best utilized in high school ethics textbooks. In doing so, it ultimately argues that Rawlss work on LP should be incorporated in secondary ethics curricular in a way that it can foster students ability to appreciate universal values shared in a global community and to critically engage in global issues and phenom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