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학습자를 위한 고려속요의 여성상(女性像) 교육 연구-송사(宋詞)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Abstract

이 연구는 한국의 고려속요와 중국의 송사(宋詞)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두 장르의 여성화자 시가 속에 나타난 여성상의 비교를 통해 학습자의 문학 능력을 신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교수·학습의 실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어교육에서 문학교육에 관한 논의들은 꾸준히 있어왔다. 이제는 문학교육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넘어 어떤 작품을 선택하고 효율적으로 가르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본고는 한국어교육에서 아직 충분히 주목 받지 못한 고전시가 장르를 도입하여 고전시가도 학습자에게 충분히 교육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교육 제재라는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본고는 한국의 고전시가 중에 공감의 미학을 지니며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고려속요와, 동시대의 중국의 대표 장르인 송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고 비교문학의 관점으로 두 장르를 비교하고자 한다. 전래 민요가 궁중 속악인 고려속요로 전승되는 데 송사가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들이 있어왔다. 본고는 고려속요와 송사 중의 많은 작품이 여성화자가 등장하여 발화하는 현상을 주목하여, 두 장르의 여성화자 시가 속의 여성상을 비교하고자 한다. 비교를 통해서 학습자는 고려속요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을 더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시가 속의 여성이 화자로 등장할 때 그 이미지는 여러 가지 요소와 관련이 있다. 고려속요와 송사는 모두 서정 장르이며 일정한 소통구조를 지니고 있다. 텍스트의 외적 소통구조로 볼 때, 여성화자는 시가의 실제 작가와 관련이 있으며 텍스트의 내적 소통구조로 볼 때, 여성화자는 청자와 시적 대상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본고는 시가 속의 여성상을 살펴볼 때, 화자와 실제 작가의 관계, 화자와 청자의 관계, 화자와 시적 대상의 관계 이렇게 세 가지 층위로 나누어서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의 결과, 고려속요와 송사는 작가의 임금에 대한 태도로 본 여성상, 화자의 이성에 대한 관점으로 본 여성상, 화자와 시적 대상의 관계로 본 여성상의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이와 동시에 작가의 화자 설정 양상에 있어서 고려속요는 화자의 발화 내용에 더 집중하는 데 반해 송사는 여성의 발화 내용뿐만 아니라 외모에도 관심을 둔다. 또한 화자의 임에 대한 관점에 있어, 고려속요는 화자의 슬픔, 원망, 탄식, 그리움, 소망 등의 감정을 한(恨)의 정서로 질서화하여 표현하지만 송사는 슬픔, 원망, 탄식, 고민 등의 감정을 수(愁)의 감정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화자와 시적 대상의 관계를 보면, 고려속요는 주로 주변 환경이나 사물을 자신과 대비, 혹은 자신의 신세를 상징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과 달리 송사는 이외에도 시적 대상을 의경(意境)을 통해 내세워서 자신의 감정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통구조의 측면에서 두 장르의 여성상을 비교할 때, 학습자는 작품을 더 능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작품을 더 심도 있게 파악함으로써 학습자의 공감 능력도 신장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문학 장르 간의 비교를 통해 학습자는 작품 속의 정서나 사상 등도 비교할 수 있었고 양국 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도 추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학습자의 상호문화능력의 신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본고는 위와 같은 논의를 토대로 실제 학습 현장에서 이를 교육적으로 적용하기도 하였다. 실험을 통해 학습자들은 비교 활동을 통해 목표 문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접근·탐구하고, 자신의 배경지식을 통해 기존에 있는 이해를 확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학습자의 고전문학에 대한 지식, 역사에 대한 지식, 그리고 지식간의 연계 능력 등의 방면에서 개인차로 인해 이해의 심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에 본고는 학습자의 개인차를 최대한 줄이고 수업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집단탐구 모형을 도입, 적용하여 교수·학습 방안을 설계하였고 검증실험을 통해 수업의 효과를 검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