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내러티브를 통한 시 교육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이미지를 시 이해의 핵심적 자질로 보고, 독자가 시를 읽고 생성하는 이미지들을 연결하여 내러티브적 맥락을 구성하는 방식의 시 읽기를 교육적으로 제안하는 데 목적을 둔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시 읽기를 이미지 내러티브로 규정하였다. 기존의 시 교육에서는 시어의 의미를 규명하거나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하는 인지적 방식이 주를 이룬 나머지, 정작 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이미지 그 자체에 대한 체험이 소홀히 다루어진 측면이 있다. 그 결과 학습 독자들은 시 텍스트를 읽고 떠올리는 이미지의 유기적 관계를 파악하여 통일된 의미를 구성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미지 체험을 근간으로 삼되, 개별 이미지들이 의식 속에 산재(散在)되어 있는 단계를 넘어서 연결을 통한 맥락을 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내러티브를 상정해 보았다. 이때 내러티브는 인물이나 사건, 갈등과 같은 서사체의 요소를 완벽히 갖추기보다는 텍스트를 통해 상기할 수 있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질서를 갖춘 이야기(story)로 의미화하고자 하는 것에 가깝다. 따라서 이미지 내러티브는 개별 이미지들을 내러티브의 구성소로 인식하고 그것들을 연결하여 전체 텍스트의 의미를 이야기로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미지 내러티브를 통한 시 교육의 구조가 크게 텍스트 내적 차원과 외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전자를 텍스트를 지배하고 있는 시간성의 유무를 기준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후자는 독자의 이미지 기억에 대한 체험을 시 읽기에 재 적용함으로써 이미지 내러티브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이미지 내러티브를 통한 시 교육의 단계를 개략적으로 상정하여 학습 독자들을 대상으로 본 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전문 독자가 비평문에서 수행하는 이미지 내러티브의 양상과 비교하여 교육적 설계의 방향성을 확보하였다. 본 조사의 결과를 통해 학습 독자가 개별 이미지를 생성함에 있어 특정 이미지를 임의로 배제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 개별 이미지들을 연결하여 개연성을 확보한 내러티브(narrative)를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양상 분석을 통해 얻은 시사를 바탕으로 하여 이미지 내러티브를 실제 교수-학습에서 적용이 가능한 교육적 설계로 구체화하였다. 먼저 학습 독자가 시 읽기의 주체로서 텍스트를 미적으로 향유하고 자발적으로 의미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의 신장을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이미지의 생성 및 체험, 개연적 해석 논리 구축 능력의 신장, 독자-텍스트의 연속성 확보라는 교육 내용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미지 내러티브를 통한 시 교육 방법으로 자유연상을 통한 내러티브의 구성소 확보, 마인드맵을 통한 이미지의 관계성 인식, 내적 대화를 통한 내러티브 맥락의 구성, 집단 대화를 통한 내러티브 맥락의 조정을 제안하였다. 그간 이루어진 시 교육이 시 텍스트 자체가 독자에게 유발하는 개별적인 체험을 도외시했다는 점, 그리고 많은 학습 독자가 시 텍스트를 의미 구성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파편적인 언어의 나열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미지 내러티브를 통한 시 교육은 두 가지 문제의식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는 시 읽기에서 작용하는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이라는 사고의 두 측면을 포괄하는 방법론이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가진다.